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방역패스’ 시행을 앞두고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업계는 긴 대기 시간 등 고객 불편을 예상하면서도 계도기간 이를 성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자칫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방역패스’는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사람에 한해 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조치다.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48시간 이내의 음성 확인서나, 예외 확인서 등을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식당·카페에 이어 마트와 백화점에도 이를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혼란 최소화를 위해 일주일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0일부터 방역패스 의무화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엿새 후인 16일까지는 과태료 부과없이 계도기간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는 출입구 검사 인력 확대와 방역 관리 방안 점검 등에 들어갔다. 지금은 출입구 QR체크인과 안심콜 만으로도 입장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백신접종 여부까지 확인해야 하는 만큼 입장에 지체가 없도록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출입구를 제외한 곳에도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매장 출입구 개수를 줄이는 것도 검토 중이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도입 첫날 혼선을 최소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관련 매뉴얼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당장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을 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현재도 출입 시 QR체크인 등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층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사용이 낯선 중장년층이 출입에 불편을 느껴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면 고객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일반적으로 백신패스 출입을 위해선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앱과 메신저 앱에 백신 접종 정보를 연동시켜야 한다.
대형마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여기에 방역패스까지 도입되면 매장을 찾는 손님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대목으로 꼽히는 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패스 도입은 매출에 부정적 요소다. 대다수의 대형마트는 방역패스 단속이 시작되는 17일, 1월 셋째 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도 비대면 명절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 있어선 중요한 기간이다.
주차장 이용이 중요한 백화점도 방역패스가 부담이다. 평소에도 주차장 병목현상이 발생하는데, 방역패스 도입으로 더 지체될 수 있다. 인근의 교통 혼잡 문제도 제기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고객들이 주차장에서 주로 안심콜을 이용했는데, 이젠 핸드폰 앱으로 일일이 방역패스를 확인해야 한다”며 “출입문과 주차장 등에 확인 인력 충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갑작스런 인력 충원도 문제로 제기된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설 명절에도 일할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고객의 출입 불편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