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해저 화산이 분화했다. 전 세계 곳곳에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내렸다. 한반도에 영향은 없을까.
17일(한국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는 통가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군용기를 띄웠다. 통가 인근 해저 화산이 지난 15일 분화했다. 그동안은 가스와 재 등 분출물이 반경 260㎞ 상공을 뒤덮어 접근할 수 없었다. 해저케이블도 끊겨 통가와의 통신은 어려웠다. 현재까지 사상자와 피해 상황도 파악되지 않았다. 통가 일대는 1m가 넘는 쓰나미가 휩쓴 것으로 전해졌다.
해저 화산 분출로 미국 서부와 호주, 일본, 중남미 등 환태평양 일대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해안가 인근 주민들에게는 고지대 대피령이 내려졌다. 중남미인 페루는 통가와 1만㎞ 넘게 떨어져 있으나 높은 파도로 2명이 사망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화산 분화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우리나라에 도달하려면 일본을 통과해야 한다. 일본 오키나와와 가고시마 등이다. 해당 지역을 한 번 거쳐 오면서 에너지가 감소한다. 일본에 도달한 쓰나미 역시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최대 3m 쓰나미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2m에 그쳤다. 20~30㎝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남해의 비교적 낮은 수심도 쓰나미를 비껴가게 했다. 남해의 수심은 200m 내외다. 쓰나미는 낮은 수심에서 에너지를 잃는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페루 앞바다의 수심은 최대 8㎞에 달한다.
다만 우리나라도 쓰나미 안전지대는 아니다. 일본 서쪽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동해안에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1983년 일본 아키타현 서쪽 근해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일어났다. 강원 동해 묵호에는 2m 이상, 강원 속초에는 1.56m의 쓰나미가 몰아쳤다.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93년에도 일본 홋카이도 북서쪽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 속초에 2.76m의 쓰나미가 덮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일본 서쪽에서 쓰나미가 발생하면 동해안에 도달하기까지 1시간30분이 걸린다”며 “기상청에서는 쓰나미 가능성이 있을 경우, 10분 이내에 특보를 발령해 즉각적인 대피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