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예스키즈존’ [쿠키청년기자단]

같이의 가치 ‘예스키즈존’ [쿠키청년기자단]

기사승인 2022-01-20 17:40:53
노키즈존 간판과 예스키즈존 운영설명서.   사진=유비취 객원기자

부모가 아이와 음식점·카페에 가려면 ‘노키즈존’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아이 동반이 허락되더라도 타인에게 폐가 될까 전전긍긍한다. 두 아이의 엄마 이소희씨는 “아이가 시끄럽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하면 억울하다”며 “출입 자체를 막아버리니 민망하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예스키즈존’은 다르다. 이곳에서는 아이와 보호자는 당차게 문턱을 넘는다. 예스키즈존에서 아이는 요주의 인물이 아니다. 똑같이 환영받는 손님이다.

노키즈존을 뒤집은 예스키즈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스키즈존은 아이 손님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유아용품을 매장 내에 준비해둔다. 아이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유실이나 놀이 공간을 따로 마련해두는 점포도 있다. 예스키즈존임을 홍보해 아이와 보호자가 눈치 보지 않고 방문하도록 한다.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박경민씨는 “아이가 생기면서 가까운 식당에 방문하는 것 큰일이 됐다”며 “예스키즈존에는 아이와 함께 마음 편히 갈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이어 “예스키즈존을 다녀온 뒤 주변 엄마들에게 위치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노키즈존 식당은 대부분 어린이 안전사고를 이유로 아이 손님을 거부한다. 예스키즈존의 상황은 어떨까. 서울 마포에서 4년째 예스키즈존으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매장이 소란스럽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보호자가 대부분 아이를 잘 지도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예스키즈존을 표방하면서 손님이 늘었다는 식당도 있다. 부산 수영구의 퓨전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예스키즈존을 운영하게 됐다”며 “아이를 동반하지 않아도 예스키즈존이기에 일부러 방문해주셨다는 손님도 많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인 소개로 오는 아이 동반 부모들도 많다. 재방문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예스키즈존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장경은 경희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어리다는 이유로 거부당하면 아이 스스로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나이를 사회적 핸디캡으로 인식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차별 속에서 자란 아동이 행복한 주체로 살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비취 객원기자 gjjging@naver.com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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