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와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의 선전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 전망치 등에 따르면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16조9370억원, 영업이익 69조2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20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190.2%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가 매출 110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전 최고 실적이던 2019년(105조7464억원) 기록을 2년 만에 갈아 치웠다. 영업이익도 전년 영업이익인 69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판매 감소라는 악재에도 R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확대를 통한 제품 믹스 개선과 북미를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절감으로 인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수입성이 높은 SUV와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기아도 쏘렌토, 카니발, 셀토스로 이어지는 고수익 RV가 전체 판매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실적 향상이 선방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유럽에서 2년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판매량은 총 101만8563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21.1% 증가했다. 2019년(106만5227대) 이후 2년 만에 100만대를 넘었고,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유럽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전년 대비 21.6% 증가한 51만5886대, 기아는 20.6% 증가한 50만2677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재고 부족 등 우려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매 회복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방어하는 한편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유동성 관리 중심의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