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어제(26일 0시 기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후 신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1만3012명으로 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년 여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 1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확진자 증가폭은 오늘(27일)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전일 밤 9시 기준 확진다가 1만명을 돌파했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6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총 1만2410명이 확진됐다. 이는 전일 보다 3192명 늘어난 수치로, 1만5000명도 내외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도별로는 경기도에서 390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서울 2960명, 인천 989명 등 수도권에서만 7849(63.2%)명이 신규 확진됐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773명, 부산 720명, 충남 518명, 경북 489명, 대전 414명, 광주 342명, 전남 294명, 전북 285명, 강원 189명, 경남 150명, 울산 142명, 충북 112명, 세종 78명, 제주 55명 등 4561명(36.8%)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오미크론 검출률 50% 넘어, 설 연휴 확진자 더 늘수도
이처럼 확진가 급증하는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 크다. 앞서 보건당국은 지난주 이미 코로나19 확진자의 오미크론 검출률이 50%를 넘어섰고, 이번주 우세종으로 진행되고 있어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은 델타 보다 약 2.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러한 전파율을 토대로 계산한 ‘단기예측 결과’보다 확산세가 빠르다. 당시 결과에선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7200~8300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이번주 설 연휴다. 29일부터 설명절 연휴가 시작되면 인구의 지역간 이동량이 늘고, 사람들의 모임이 활발해지면서 확진자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설 연휴에 집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설 연휴특별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뜻 깊은 설 연휴 동안 우리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차분하고 조용한 명절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한 지가 벌써 만 2년이 지났다”며 “정부가 ‘이번 한 번만’, ‘이번만큼’이라며 멀리서 마음만 나눠줄 것을 여러 차례 부탁했다. 송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매번 명절을 보내며 전국적 이동과 만남이 코로나 상황의 위기를 가져오는 지 직접 경험해왔다. 정말 송구스럽지만 이번 설에도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오미크론 대응체계 전환
확진자 급증에 따라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체계 가동에 나섰다. 정부는 중증환자와 사망 피해 최소화, 의료체계의 과부하와 붕괴 방지, 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중증화와 사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일반 국민들의 3차 백신 접종에도 주력한다. 특히 무증상 경증 환자의 급증에 대비해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를 도입해 처방대상을 계속 확대하는 중이다.
이미 보건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를 대상으로도 재택치료를 허용했다. 또 먹는 치료제 역시 재택치료자는 물론, 병원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22일부터 투약 연령도 6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확진자의 치료 격리 기간은 백신 접종완료자의 경우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접종완료자는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90일 이내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미접종 확진자는 기존과 같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7일 동안은 비대면으로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3일 동안은 거주지에 머물면서 자율적으로 격리한다.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인 미접종자의 격리 기간은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접종완료자의 경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다고 해도 별도로 격리돼 관리를 받지는 않는다. 일상 생활 중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 수동감시 방식이 적용된다.
오미크론 대응, 검사체계도 대폭 변화
오는 2월 3일부터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바뀐다. 방영닥국은 오미크론 영향으로 검사량이 급증하는 상황에 맞춰 다음달 3일부터는 고위험군에게 기존의 PCR 검사, 저위험군에게는 신속항원검사를 권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동네 병의원에 마련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통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는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이러한 오미크론 대응은 최대한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델타에 비해 5분의 1(델타 0.8%, 오미크론 0.16%)이어서 유행 양상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방역목표를 안정정 관리로 설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지금 준비된 여력과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중증 환자들과 중등증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확진자가) 폭증하지 않는 이상, 적정 수준으로 이 유행을 통제해 나가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최소화시키고, 의료체계가 외국처럼 붕괴되거나 혹은 과부하가 걸려 일반 환자까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