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시대 2번째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마침내 개막했다.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슬로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4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한 도시에서 올림픽을 여러 번 치른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도시는 베이징이 최초다.
이번 개막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로 진행됐다. 대규모로 진행된 2008년과 달리 이번 대회 개막식의 3000명 정도로 대폭 축소됐고, 행사 시간도 2시간 30분으로 줄었다. 출연진에는 유명 스타 없이 전원이 학생 또는 베이징과 허베이성에 사는 주민으로 구성됐다. 인해전술이나 대규모로 밀어붙이지 않고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전 세계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2008년과 이번 대회의 개막식을 감독한 장이머우 감독은 “2008년에는 중국을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였고, 지금은 중국의 세계적인 위치나 지위가 달라졌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유행 속에 세계인들과 함께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밝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본 행사의 카운트다운도 중국의 24절기를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마침 이날이 24절기의 시작인 ’입춘‘인 점을 전하며 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세계인과 함께 봄을 맞이하는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소개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게양되며 중국 국가가 연주됐다.
이후 앞서 열린 23차례의 동계올림픽 역사를 돌아보는 영상이 얼음 형상의 무대에 레이저 빔으로 선보이고, 오륜 모양이 무대 위에 형성되면서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한국 선수단은 91개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입장했으며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와 김아랑이 기수를 맡았다.
개회식 축사를 바흐 IOC 위원장은 “선수들이 갈망하던 순간이 왔으며, 꿈꿔왔던 올림픽이 실현되고 있다”며 “분열, 갈등, 불신이 늘어난 세상에서 우리는 올림픽 빌리지의 한 지붕 아래 조화를 이루며 어떤 차별도 없이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고 축사를 읊었다.
시진핑 주석의 대회 개회 선언 후 평화 노래의 대명사인 '이매진'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뤄쯔환과 리자쥔, 선쉐, 한샤오펑, 장후이, 장홍 등 6명의 중국 동계스포츠 영웅들이 올림픽기를 들고 나타났다.
올림픽기가 오성홍기와 함께 게양된 뒤 선수와 지도자, 심판을 대표한 이들이 선서자로 나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이어 비둘기 모형을 든 600여명의 어린이들이 나와 하트 모양의 장식을 완성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라이브 모션 캡처 기술의 결합된 가운데 거대한 눈꽃이 형성됐고,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가 시작됐다.
성화는 자오웨이창, 리옌, 양양A, 쑤빙톈, 저우양 등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선수를 거쳐 디니걸 이라무장과 자오자원이 받았다. 두 선수는 무대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눈꽃의 한 가운데에 성화를 꽂았다.
예상과 달리 눈꽃이 성화대였다. 작은 불꽃을 담은 눈꽃이 올라가면서 베이징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역대 동계올림픽 성화대 가운데 가장 소박한 불꽃이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91개국 2800여명이 참가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오는 20일까지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에 돌입한다. 65명이 출전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2개를 목표로 세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