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의 이재익PD가 더불어민주당 항의 때문에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PD는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작별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난 토요일 저녁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정치권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하길래 아차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며칠동안 '국민의힘' 관련해서 강경한 표현으로 비판했던 일들이 떠올랐다"며 "곽상도 의원을 영창에 보내야 한다는 청취자 문자도 읽고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장모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혐의가 없다고 먼저 말하는 건 국민을 졸로 보고있는 태도'라고 제가 직접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의를 해온 건 더불어민주당 측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의 가사 일부를 소개한 것을 두고 민주당 측이 항의했다는 것이 이 PD의 주장이다.
문제가 된 노랫말은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 부분이다.
이 PD는 "제가 의도했던 방향은 '내로남불' 비판이었다"며 "'나아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되겠다, 누구라고 이름을 말하면 안 되지만 청취자 여러분 각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후보 이름을 언급하거나 힌트를 준 것도 아니고 내로남불은 제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고 네 후보 모두 소리 높여 비판하는 문제이기도했다. 노래를 틀고 선곡의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하라고 청취자들에게 맡기는 방식도 수없이 했던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 PD는 "생방송 중 들어온 수백개의 문자와 메시지들 중에는 항의하는 댓글이 없었는데 주말 사이 민주당 쪽의 항의가 들어왔다"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는 항의였다. 제 의도와 달리 가사의 메시지가 아닌 '카드'라는 단어에 주목한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측이 해당 내용에 대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말과 선곡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미리 살피고 조심하지 못했다.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날 그 노래를 틀었을 때도, 그런 가사를 소개했을 때도 저는 청취자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분이 당선되더라도 언론 자유가 보장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PD의 하차 소식에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SBS 시사특공대 게시판에는 "하차 반대한다" "잭디 없는 시사특공대 정신 차려라" "누구를 위해서 방송하는 건가" "SBS 실망이다" 등 청취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