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아이를 갖지 못한 사람이 약자를 품을 수 있겠느냐”라고 SNS에 올린 글이 논란이다. 자녀가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여권 인사가 또 자녀가 없는 부모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경영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생을 모르는 금수저가 서민의 애환을 알까요. 아이를 품어보지 못한 빈 가슴으로 약자를 품을 수 있을까요. 자녀를 낳아 길러보지 못한 사람이 온전한 희생을 알까요”라고 적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이를 두고 윤 후보와 김씨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김씨는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이력 기재’ 논란에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유산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윤 후보는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김 의원 SNS에 “유산한 어머니의 마음을 알까” “난임부부에 상처를 줬다” “국민의힘 편이냐” “전국 난임부부들을 다 적으로 돌렸다” 등 비판 댓글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이 삭제된 것을 두고 “도망가는거냐” “글 지우면 끝이냐”며 온라인에서 ’박제’된 삭제 전 게시물 캡쳐본을 댓글에 올리기도 했다.
논란은 김 의원의 SNS를 넘어 커뮤니티로도 퍼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난임 극복을 위해 아내가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다면서 김 의원의 발언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씨 팬카페 회원들도 삭제 전 김 의원의 게시물을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 의원은 페이스북에 “아이를 품어보지 못한 국민, 자녀를 낳아 길러보지 못한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하하는 인성 말종이 온전한 희생을 아느냐?”며 “당장 사과하시라”라고 지적했다.
자녀 관련 발언으로 여권이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은 지난해 11월 김씨가 출산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당시에도 온라인에선 출산 여부를 가지고 우열을 가르는 것은 적절하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한 의원은 “결코 여성을 출산 여부로 구분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표현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