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격수’ 전환… “尹 집권 시 옥상 유인물 뿌리는 시대로 돌아갈 것”

이재명, ‘공격수’ 전환… “尹 집권 시 옥상 유인물 뿌리는 시대로 돌아갈 것”

“사적‧정치적 욕망을 위해 누군가 해치지 않아야”
“있는 사실을 지적했을 뿐… 국민 불안감 전달 중”

기사승인 2022-02-13 17:56: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들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한때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주도를 찾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비판의 화살을 쏟아냈다. 그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과거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1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죽이는 정치가 되면 안 된다. 정치보복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누군가가 정치보복으로 인해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보복 정치’로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참혹한 보복의 현장에서 보복을 생각하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적‧정치적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해치고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방명록에 보복의 낡은 시대를 넘어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썼다.   사진=최기창 기자

오후 들어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이동한 이 후보는 더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과거사까지 소환하며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이 촛불 혁명도 엄단하고 언론사도 폐쇄한다고 한다”며 “지도자가 갈등과 증오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잘 사는 통합의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십 년 동안 독재자나 폭력적 정치인들도 대놓고 정치 보복을 하겠다 혹은 문 닫게 하겠다 이렇게 폭력을 공언한 일은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한 장면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과거 정권교체 이후 정치보복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취지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신이 과거 정권을 잡았을 때 노 전 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을 했다.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았다.   사진=최기창 기자

이후 이를 윤 후보와 연결했다. 그는 윤 후보가 집권하면 정치 보복이 벌어질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공언하는 후보가 있다”며 “조그마한 것도 침소봉대해서 민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정치 집단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 공화국’과 ‘공안 통치국가’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후보는 “이제 촛불집회도 처벌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건물 옥상에 숨어 유인물 만들어서 뿌리는 그런 비민주적인 국가 폭압정치의 나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수위 높은 발언을 두고 ‘네거티브’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열린 즉석연설 이후 취재진과 만나 “있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정치 보복과 공안 정치를 노골화하고 있다. (정치 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전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지역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제주도민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쓰레기 폭탄, 하수 오염으로 일상을 위협받고 있다”며 “제주를 제주답게 회복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특별자치도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13일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찾았다.   사진=최기창 기자

구체적 공약으로는 △에너지 신산업 육성 △에너지 고속도로 우선 정착 △순환자원 혁신도시로 육성 △제주형 기본소득 도입 △제주 4‧3 사건의 완전한 해결 △제주 자치분권을 완성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워케이션(Workation) 기반 구축 △바이오헬스‧우주데이터 산업 육성 등을 언급했다. 

다만 제주 지역 현안에 관해서는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선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정부 부처마다 입장이 다르다.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는 게 맞다”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제주 KAL 호텔 매각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시 이도1동에 위치한 KAL 호텔을 처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인수 대상자가 자산운용회사로 알려진 탓에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방금 처음 알았다”며 “받은 자료를 보고 천천히 판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가급적이면 노동자의 일터가 사라지지 않는 방향이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해저터널과 관련한 질문에도 “매우 어려운 문제다. 아직 명확한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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