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에서 시작한 쉽지 않은 레이스였지만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극적인 스퍼트로 값진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의 ‘맏언니’ 김아랑은 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3연속 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최민정(성남시청)-이유빈(연세대)-김아랑(고양시청)-서휘민(고려대)으로 구성된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캐피털 실내빙상장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 나섰다. 이날 한국은 4분03초6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1위는 네덜란드, 3위는 중국이 차지했다.네덜란드와 중국, 캐나다 등 만만치 않은 팀과 함께 결승을 치른 한국은 가장 바깥인 4번 레인에서 출발했다. 초반에는 가장 뒷쪽에서 경기를 펼쳤다. 초반 네덜란드가 선두를 이끌었고, 중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캐나다와 경쟁을 펼치다 4위로 밀렸다.
20바퀴를 남기고 다시 4위로 밀린 한국은 15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김아랑이 앞으로 추월하면서 3위로 올랐다. 이후 3위를 유지하면서 네덜란드, 중국을 추격하다 9바퀴를 남기고 김아랑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선수 네덜란드가 계속해서 앞으로 치고 나가서 면서 한국은 다시 4위로 떨어졌다. 네덜란드와 다른 나라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한국은 4위에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김아랑이 노련한 레이스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에이스 최민정은 캐나다의 추격을 뿌리치는 동시에 판커친을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준결선에서 보여줬던 부스터를 재차 가동한 최민정은 결국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대표팀의 부담은 매우 컸다. 2014 소치 대회와 2018 평창 대회서 계주 멤버로 금메달을 딴 심석희가 동료 욕설 및 비하 논란으로 2개월 징계를 받아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이 2021-2020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서 부진할 때 네덜란드가 급부상하기도 했다.
올림픽이 시작된 후에는 중국 측의 석연치 않은 판정 시비가 계속해서 반복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베테랑 김아랑, 에이스 최민정, 신예 이유빈, 서휘빈, 박지윤까지 5명의 선수는 똘똘 뭉쳐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