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열차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올린 사진이 공개되자 여권이 “오만과 특권의식, 몰상식이 빚어낸 결과”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후보 측은 “다리 경련으로 잠시 다리를 올렸다”고 해명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 후보는 공약 홍포 열차인 ‘열정열차’를 타고 호남 지역을 순회하던 중 자신의 맞은편 빈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올려놓은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 사진은 이상일 국민의힘 상근 보좌역이 SNS에 공개한 것으로, 그는 “호남에 대한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열정과 정성, 그리고 정책을 싣고 지난 12일 오전 전주를 출발해서 남원, 순천, 여수를 찾은 ‘열정열차’(윤석열 열차, 무궁화호 임대)는 대히트작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함께 적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구둣발 사진에 집중포화를 가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의 오만과 특권의식, 구둣발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며 “윤 후보의 구둣발은 오만과 특권의식, 몰상식이 빚어낸 결과다. 윤 후보가 검사로서만 살며 몸에 밴 선민의식과 세상을 대하는 오만한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선대위 대변인은 SNS에 “옆으로 ‘쩍벌’을 못하니 앞으로 ‘쭉뻗’인가요? 이렇게 신발 신고 의자에 발 올리는 건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전세열차가 윤 후보 집 안방입니까? 노매너와 몰상식에 매번 경악한다. 평생 특권과 권위로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의원과 정춘숙 의원도 SNS에 각각 글을 올려 “전두환도 하기 힘든 자세”, “공중도덕도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 옆에 앉아서 말리지 않고 있는 사람들은 또 뭔지”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 측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을 통한 입장문을 통해 “장기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 경련으로 참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다리를 올렸다”며 “세심하지 못햇던 부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해당 사진도 삭제됐다.
문제의 사진이 찍힌 ‘열정열차’를 기획한 이준석 대표도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해당 좌석은 후보와 제가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하는 공간. 제가 잠시 방송칸에 10여분간 방송을 하러 간 사이에 저와 약 1시간 가까이 장시간 무릎을 맞대고 앉아 대화하느라 다리에 경련이 온 후보가 제가 간 사이 참모진과 대화를 하면서 잠시 다리를 올린 것”이라며 “전후사정과 관계없이 잘못된 일이고 앞으로 이런 부분까지 세삼하게 살필 수 있도록 더욱 조심하겠다”고 했다.
이어 “해당 좌석은 목포에서 전세열차 운행 완료하기 전에 저희가 자체적으로 깔끔하게 청소하고 반납했다. 심려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과 윤 후보가 좁은 기차 좌석에 마주 앉아 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일각에서 ‘구둣발 사진’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온라인에서는 윤 후보가 구둣발을 올린 사진 속 깜깜한 창밖 배경과 이 대표가 올린 사진 속 낮 시간대 밝은 창밖 배경을 비교하며 이 대표의 해명이 서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진에서 윤 후보가 착용한 마스크와 복장이 서로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열정열차는 해당일 운행 종료시각이 (오후)4시38분”이라며 “따라서 저녁에 운행한 적이 없다. 터널구간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복장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후보는 탑승 중 환복한 적이 없다”, 마스크 논란에는 “후보가 방송하면서 로고가 새겨진 마스크 바꿔낀 것이 무슨 문제냐”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