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막을 올렸다. 대선후보들이 거리유세를 시작했고, 후보 지지자들도 장외 응원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자 일부가 배달앱을 이용한 릴레이 응원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이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글이 적힌 영수증 사진이 퍼졌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배달앱 이용해서 주문하실 때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 힘 내시라 응원해드리면서 이재명 후보를 홍보합니다”라며 “이런 간절함으로 밭갈이하다 보면 꼭 승리할 수 있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함께 공유한 영수증을 보면 주문 요청 사항에 “사장님 복 많이 받으시고 소상공인을 위해 노력하는 기호 1번 이재명 후보로 투표하고 같이 행복해집시다”라고 했다. 배달원을 향해서도 “배달노동자를 위해 정책 수립하고 배달특급(경기도 공공 배달앱)도 만든 후보 투표하고, 근로자의 복지와 혜택을 같이 받읍시다”라고 적었다.
친여 성향의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클리앙에도 관련해 비슷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치킨 주문 후 배달앱 특이사항에 “일회용 수저, 포트는 안 쓸게요. 사장님, 해새 복 많이 받으시고 기호 1번 이재명 후보 잘 부탁드립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적힌 영수증을 공유했다.
누리꾼은 “배달앱 밭갈이. 별의별 아이디어가 다 나온다”며 이 후보 지지 호소 문구가 적힌 영수증을 공유했다.
’밭갈이’는 여론 조성을 위한 작업을 지칭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며 여론의 흐름을 바꾸려 한다는 뜻이다.
이를 본 지지자들 사이에선 “아이디어가 좋다”는 목소리와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려 나왔다.
긍정적인 의견을 낸 지지자들은 “우리들 얼마나 절박한 건가” “벤치마킹하겠다” “선거가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벤트 같은 느낌” 등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반감만 살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수였다.
한 지지자는 “일상의 정치화는 좀 피곤해진다. 안그래도 여기 저기에서 정치 얘기, 밖에는 선거운동하느라 시끌시끌한 상황에서 근무 중이나 개인 시간에는 본인들이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게 좋다고 본다”며 “자꾸 보고싶지 않거나 듣고 싶지 않은 시간에 지속적으로 (정치 이슈에) 노출되면 역효과가 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중도층에게는 종교시설 전도하는 것처럼 거부감이 들 것 같다” “불쾌할 것 같다” “윤석열 버전으로 저 영수증이 나에게 도착했다고 가정해 생각해볼 문제” “음식에 해코치할까봐 걱정” 등 반응도 나왔다.
자영업자·배달업 종사자에 대한 ‘갑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식당일을 하며 꼭 확인해야 하는 메시지인 만큼 타인이 원치 않을 수 있는 내용을 강제로 보게 만드는 행위도 갑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이를 보완해 “다 먹고 리뷰에 (후보 응원글) 써도 괜찮을 듯” “(특정 후보 독려보다) 3월9일 투표 독려 문구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