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유세 첫날…李 “위기극복” 尹 “정권교체” 외쳤다

선거유세 첫날…李 “위기극복” 尹 “정권교체” 외쳤다

‘상행선’ 이재명 ‘하행선’ 윤석열… 경부선 격돌
심상정 ‘호남’, 안철수 ‘대구’로… 지지층 결집 전력투구

기사승인 2022-02-15 20:06:3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곽경근 대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대선 후보들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유세를 펼쳤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강 후보들의 유세 대결은 첫날부터 치열했다. 경부선을 축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상행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하행선에 각각 몸을 싣고 대선 레이스를 출발했다.

두 후보의 강조 메시지도 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외치며 ‘위기극복 총사령관’ 이미지를 내세웠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위기 극복 총사령관 되겠다”

이 후보는 15일 0시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자마자 부산 영도구의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를 만났다. 해상무역 중심지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부전역 앞에서 열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유세에서 “정치인은 국민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며 “이재명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동성로 유세에선 자신이 경북 안동 출신임을 내세우며 보수진영의 심장부, TK 민심에 구애했다. 그는 “이곳이 저 이재명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TK 중심 대구”라며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정책이냐, 박정희 정책이냐, 좌파 정책이냐, 우파 정책이냐 가리지 않는다. 이제 진영‧지역‧연령‧성별로 나뉘어 싸우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그게 가능한 길은 지도자의 통합 의지”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던졌다. 그는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논란을 언급하며 “사교주술집단의 정치적 반격이 두려워서 어떤 정치인도 사교집단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할 때 저 이재명은 정치 생명을 걸고 도지사가 해야 될 일을 하려고 했다”며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국가가 해야 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되겠느냐)”라고 질타했다.

대전에서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두고 “제 아내의 고향 충청도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같이 흉악한 것 말고 보일러를 놓아드리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역을 훑은 뒤 서울로 올라온 이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선대위원장 4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석열 “무능한 민주당, 정권교체로 심판해야”

이 후보와 정반대로 ‘경부 하행선’을 탄 윤 후보의 이날 일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정권심판’이었다. 

윤 후보는 현충원 참배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세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정권교체’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 5년은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며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정권교체로 심판해야 한다. 3월9일을 위대한 국민의 승리로 만들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중구 으느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진행된 유세에서도 “충청인들 보시기에 지난 5년의 민주당 정권 어땠나”라며 “무능한 민주당 정권은 매일 말뿐이다. 철 지난 이념만 떠들며 과학을 무시했다. 28번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교란하고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지 않았나”라고 현 정부를 질책했다.

이 후보를 겨냥해 말을 바꾼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누가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고 정직하게, 진정성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후보인가”라고 물으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대구 유세에서는 당내 경선주자였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와 ‘원팀’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은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시작될 때 뭐라고 했나. 대구 봉쇄, 대구 손절을 떠들지 않았나”라고 비난하며 “대구가 키운 저 윤석열, 대구 경제를 살리고 대구를 확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부산 진구 서면 거리유세에서 역시 ‘정권심판론’을 쏘아올렸다. 그는 “살면서 이런 정권은 처음 봤다. 오죽하면 공직 생활밖에 모르던 제가 이 앞에 섰겠나”라며 “국민께서 제게 주신 권력을 함부로 쓰지 않고 여러분 말씀을 경청하면서 남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5일 전주 중앙버드나무시장을 방문했다.   정의당 제공

진보 텃밭 ‘호남’ 찾은 심상정… 지지층 결집 전력투구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진보 진영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핵심 지지층을 공략했다. 심 후보는 이날 정의당 상징색인 노란색 패딩과 마스크 차림으로 새벽 서울 용산역 호남선 첫 기차를 타고 전북 익산 전자랜드 사거리에서 출근길 선거운동을 했다.

심 후보의 선거유세 컨셉은 양당 기득권이 대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지우고 있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익산시지부에서 화섬노조 전북본부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정의당과 심상정이 무너지면 노동의 자리가 무너지고 시민의 삶이 무너진다”며 “우리 동지 여러분께서 노동의 미래를 지킨다는 일념으로 이번 대선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심 후보는 전주에서 연 대선 출정식에서 “탄핵 당한 수구세력을 단기간에 부활시킨 것, 이 정부 검찰총장 출신을 야당 후보로 만든 것도 모두 민주당이 자초한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오후에는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일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후엔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희생자 분향소도 찾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대구 반월당역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 제공

안철수, 박정희 생가 찾아 “제2의 한강의 기적 만들 것”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보수진영의 텃밭인 TK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사활을 건 모습이다.

그는 첫 유세 일정인 대구 반월당역 출근길 인사에서 “기득권 양당은 자기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치를 한다. 그러나 저는 청년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치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구미 유세에선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를 부각했다. 안 후보는 창업 경험을 꺼내며 “저는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당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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