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 선언’ 이낙연측 정운현…친여·친야 지지자들 “핵폭탄급”

‘尹 지지 선언’ 이낙연측 정운현…친여·친야 지지자들 “핵폭탄급”

정운현 “괴물 대통령보다 차라리 식물 대통령”

기사승인 2022-02-21 13:49:40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을 지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1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정운현 전 실장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이었던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두고 친여·친야 지지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정 전 실장의 윤 후보 지지 선언이 화제다. ‘정운현 실장님’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온라인에선 “핵폭탄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정 전 실장이 윤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 전 실장은 이 위원장의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은 최측근 인사다. 

그간 이재명 후보에 대해 호남과 친문 일부에서 비토하는 기류가 엿보였다. 정 전 실장이 윤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확인시킨 셈이 됐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 윤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왔던 사람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그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삶과 행태도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았던 그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실장은 “제가 윤 후보를 돕기로 한 것은 차악(次惡)을 선택한 셈”이라면서 이 후보를 ‘썩은 사과’에 빗대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후보를 향해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면서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친여 지지자들 사이에선 “변절자” “참담하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친여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지자들은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든다” “식물 대통령 밑으로 가겠다니”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수박’이라는 용어를 거론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와 함께 온라인에선 호남 혐오 표현(5·18 당시 진압군에 의해 머리를 다친 시민을 비하하는 표현)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수박’ 발언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운현씨, 잘 가시오. 멀리 안 나갑니다. 많이 배고프셨나 봅니다”라며 “당신 한 사람의 분노유발로 열 사람을 결집시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고맙소”라고 말했다. 

친야 지지자들도 “핵폭탄급” 사건이란 반응이다. 

트위터와 친야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는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는 소신 발언이 마음에 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보다 정운현 지지 선언 파급력이 더 센 듯” 등 환영하는 의견이 상당수다. 

한 지지자는 커뮤니티에 “정운현 지지 성명은 큰 뉴스”라며 “‘그래도 국민의힘은 좀..’이란 분위기 때문에 차마 윤석열을 지지하지 못하던 민주당 내 반(反) 이재명에게 마음놓고 국민의힘을 찍어줄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정 전 실장이 윤 후보를 ‘식물 대통령’ ‘덜 익은 사과’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괴물 디스인지 식물 디스인지 모르겠다” “윤석열한테 온다면서 윤석열을 더 (골탕) 먹이는 것 같다” “180석 때문이지만 식물 대통령은 기분 나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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