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도 비상체계 가동… “의료공백 대처 나선다”

의료기관도 비상체계 가동… “의료공백 대처 나선다”

병원 내 감염 극히 적은 수준… “아직 진료 차질 있는 정도 아냐”

기사승인 2022-02-22 06:00:11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오미크론의 대유행으로 인해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기관도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병원 내 감염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병원 내 의료진 감염 대비 의료기관 업무연속성계획(BCP)’을 9일 공개했다. BCP 지침은 하루 확진자 수와 병원별 감염·격리율에 따라 3단계로 구성된다. 신규 일일 확진자 수가 7000~3만명은 1단계(대비단계), 3만~5만명은 2단계(대응단계), 5만명 이상은 3단계(위기단계)다. 감염·격리율은 자체 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 

지침을 적용하면 1단계에서는 증상발생일로부터 7일 격리 후에, 2단계에서는 5일 격리 후에, 3단계에서는 3차 접종완료자에 한해 3일 격리 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 근무에 투입될 수 있다. 3단계에선 일반 병동의 공간을 분리해 코로나19 병동으로 운영 가능하며 모든 진료과목의 외래진료는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로 전환된다.

다만, 확진자 수가 기준을 넘었다고 곧바로 지침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도권 대학병원 대부분은 BCP 1단계 또는 2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병원은 BCP 지침을 내리기 이전에 병원 내 사적모임 및 각종 학회참석 금지, 직원 대상 전수검사, 감염 경로 공유 등의 조치를 통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때문에 병원 내 감염보다는 가족발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감염이 더 높은 상황이다. 

이마저도 병원에서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 중 확진 비중은 1%가 되지 않을 만큼 적은 편이다. A병원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하는 경우 근무에서 배제되는 비중도 5% 내외 수준이며 확진자 비중은 1%도 안 된다. 진료에 차질이 생길 만큼의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B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집단으로 감염되면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나 대체 가능 인력이 있어 의료공백은 없는 편”이라며 “병원 내 감염 위험도 적다. 이비인후과 등 감염이 생길 수 있는 경우에 대비해 의료진들이 페이스쉴드 등으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현장의료진의 목소리는 다소 다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종합병원급에서 하루 확진자가 10~20명, 대학병원급에선 하루 50명 정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환자 자체가 늘어나 의료진, 직원들이 감염되며 업무가 흔들리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요양원, 요양병원들이 거의 초토화되고 있다.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게 되면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병원은 원내 확진자가 급증해 수술이 연기되는 등의 일을 겪기도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원내 발생 확진자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며 “현재 대응체계나 의료진들의 인식으로는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 방역당국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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