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재현된 금융시장 위기...전쟁·코로나 이중고

4년만에 재현된 금융시장 위기...전쟁·코로나 이중고

증시 요동...인플레이션 우려...금리 인상 가속화

기사승인 2022-02-23 06:12:01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가 친러 반군이 주둔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 진입을 결정하면서 유럽과 신흥국 금융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동안 우려했던 악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전문가들은 전쟁 가능성과 상황에 따라 증시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면서 각국 정부의 대응(금리 인상)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결국 신흥시장인 국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 흐름이 4년 전(2018년)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물론 증시가 조정된 이후 V자 반등 가능성도 있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로 진입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조정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는 현실로…전쟁 리스크로 요동치는 증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쟁 리스크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직후(2001년 9월12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12.02%(64.97p)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쇼크 당시 보다 하락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기 시나리오에 따라 시장에 미칠 여파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수석연구원은 “러시아가 친러 반군이 주둔한 우크라이나 지역에 평화유지군 진입을 결정함에 따라 금융 시장 변동성도 커졌다”며 “만약 무력충돌이 현실화 되면 미국과 EU(유럽연합)은 무역과 금융을 주 대상으로 각종 제재 조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하건형 연구원은 “무력충돌이 발발할 경우 전면적과 국지전으로 상황은 다를 수 있다”며 “국지전 형태로 갈 경우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차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전면전이 일어날 경우 유럽 지역 중심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질 것”이라며 “두 국가가 군사적으로 충돌한다면 해당 지역 내 원자재 공급이 절반 가량 축소될 수 있고, 반도체 수급 등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리스크를 우려하면서도 장기화 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전쟁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무의미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두 나라 모두 득 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의 경제상황이 심각한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러시아 경제도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2018년 상황 데자뷔?…“고성장주 투자 지양해야” 

전쟁 리스크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문제, 미국발 긴축은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무력충돌 악재까지 겹친다면 금융시장의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2018년과 유사하다고 한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코로나 사태 제외)을 기록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회 금리를 올리고, 자산을 축소했고, 미·중 관세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도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과 유사점은 성장률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긴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으로 긴축의 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도 “2018년 4분기에는 이미 물가와 고용 안정화가 명확해지며 경기 둔화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이 4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결국 증시는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고성장주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미국 주식 가운데 쇼피파이, 엔비디아, 로블록스, 유니티소프트웨어 등 PER(주가수익비율)이 100배가 넘는 고성장주의 주가는 최근 크게 하락했다.  테슬라와 로쿠 등 기술주에 집중 투자한 아크 인베스트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 ETF(상장지수펀드)는 2021년 2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고점 대비 10% 가격 조정으로 1차적인 조정은 마무리 국면이지만, 주식시장을 둘러싼 하락 위험은 다 끝나지 않았다”면서 “급락했던 성장주들이 우선 반등의 강도는 강하겠지만,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안감을 감안할 때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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