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골프 시즌이 다가오면서 ‘골린이’(골프+어린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에 MZ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들이 대거 유입하면서다. 골프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로 최근 급성장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 인구는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020년 골프인구를 515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7년 386만명에 비해 33%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30세대 골프 인구는 전년보다 35% 늘어난 115만명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내 스포츠 대신 골프가 반사 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골프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의 관심도도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급성장하는 골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백화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의 관련 매출도 증가세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해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데 이어 비시즌에 해당하는 올해 1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1월과 12월 골프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57% 가량 신장했고, 지난달에는 골프백과 기타 용품이 출시되면서 약 66% 늘었다. 지난해 이마트의 골프용품 매출 역시 45.1% 증가했다. 2020년 5% 대비 9배나 높았다.
골프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업계는 대대적 마케팅에 돌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MZ골퍼들을 겨냥한 팝업 매장을 열고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다. 압구정동 명품관에서 스트리트 감성의 '말본골프'와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발리스틱골프' 매장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아페쎄(A.P.C)와 필립플레인 골프의류 매장을 연다. 백화점 측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56.3% 증가했다. 특히 20대(64.6%)와 30대(68.9%)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스포츠 매장 내 골프전문숍 확대에 나섰다. 이마트는 시타실을 갖추고 전문 판매원이 상주하는 골프전문숍을 연말까지 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SSG닷컴(쓱닷컴)과 연계해 온라인에서 골프 상품을 구매하면 이마트 매장에서 찾아가면서 시타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마트와 쓱닷컴은 또 2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봄맞이 골프 대전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초보 골퍼를 위한 골프백 출시에 나섰다.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의 ‘M 버킷 클래식 스탠드 백’을 그린, 탄, 아이보리 3가지 색상으로 판매한다. 골프복과 골프화를 넣기 위한 제품으로는 ‘PXG 어패럴’의 ‘스페셜 컬러 에센셜 보스턴백’을 판매한다.
강우진 롯데백화점 스포츠 부문장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프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수요에 맞춰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골프 관련 체험형 콘텐츠가 포함된 특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