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에 폭로전까지…꼬이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조롱에 폭로전까지…꼬이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단일화 결렬’ 두고 국민의힘-국민의당 공방

기사승인 2022-02-24 08:59:30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안 후보를 향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조롱 논란’에 이어 단일화 물밑 협상 폭로전까지 벌어졌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의 폭로전은 이 대표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철수 대표를 접게 만들겠다’라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야권 단일화 물밑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 측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자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논평을 통해 “해당 인사가 누군지 밝히라”고 촉구하면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2월 초 나와 비공개로 만나 합당 제안을 했다”며 “안 후보가 종로 보궐선거에 나가면 공천을 할 수 있고,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는 것도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견해를 이 대표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가 합당 시 국민의당 의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최고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공천심사위원회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두 후보가 11일 국민의힘 열정열차의 도착지인 전남 여수에서 함께 단일화를 선언하는 이벤트를 제안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윤석열 후보 측근을 조심하라” “윤 후보가 인사 그립을 세게 잡으려 한다” 등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안 후보를 향해 연일 조롱성 발언을 내놓는 것을 두고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안철수, 윤석열 향해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윤석열이 포기하면 내가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ㄹㅇ’은 (리얼(REAL·진짜)을, ‘ㅋㅋ’은 웃음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안 후보의 발언에 ”네 말이 맞다”고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의 제안 내용을 보면 안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비난과 공격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돼서 이 대표의 발언 내용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면서 본심이 뭔지 알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과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연합뉴스

이에 이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본부장과 만나 합당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당에 합당제안을 하면서 합당 이후에도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들에게 예우를 하겠다는 지난 9월 합당협상의 안을 다시 유지하면서 만약 알려진 대로 출마 포기 및 지지선언을 한다면 안철수 대표가 최대한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열정열차의 2일차 종착지인 여수에서 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준비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이라고 말했다. 

종료 또는 부산시장 공천을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종로는 전략공천지로 지정해 만약 (안 후보가) 의사가 있다면 검토할 수 있겠지만, 부산시장은 경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안 후보에게 ‘그런 것을 도전하면 어떻겠느냐’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모 인사가 2월초에 ‘안철수 후보의 출마 포기 및 지지선언을 하되 합당은 안하는 방향으로는 어떠냐’는 취지의 문의를 당 대표인 제게 해와서 저는 합당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해당 인사에 대해 “정치적 예의상 공개하지 않는게 맞는 것 같다. 이태규 의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 먹구름이 끼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대표의 조롱 논란을 두고 한 누리꾼이 홍준표 의원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비판하는 의견을 올리자 홍 의원은 “(조롱이) 좀 심한 거 같지요?”라고 답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지금 필요한 것은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고 꼬집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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