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공수처 개편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공수처의 실력은 빵점”이라며 “공수처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최근 (공수처의) 정치인이나 언론에 대한 통신사찰은 정말 실망스럽다. 이 정도의 수사 능력으로는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수처에 대해서 인건비를 최소한으로 배정하면 이들이 수사 기능을 작동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함께 협의를 통해 이를 폐지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안 후보의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윤 후보는 “공수처가 우리나라의 공직 사정역량을 강화시킨다는 취지라면 찬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수처를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하는 걸 보니까 실력이 없다. 실력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통신 사찰 등을 살펴보면 안 되는지 조차도 모르고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수처 개편이 먼저라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윤 후보는 “고칠 만큼 한번 고쳐보고 그래도 안 되면 폐지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개편을 먼저 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의견에 동의를 표시했다. 그는 “공수처가 현재 부족하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검찰을 수사할 조직이 없다.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역량을 좀 키워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제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최기창‧최은희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