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신평 변호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단일화 합의 파기 속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안 후보는 두 번에 걸쳐 단일화 작업을 지시해놓곤 이것을 한껏 끌어올렸다가 막판에 가서 파기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위상을 돋보이려 하는 계책을 미리 짜고 여기에 임했던 것이 아닐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변호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관계자에게 단일화 관련해 안 후보와 접촉해보라는 위임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권교체론이 높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주목을 받기 위해 ‘단일화 이슈’를 이용했다고 의심했다. 그 배경으로 “안 후보는 지난 10여 년간 대선후보로 3번, 서울시장에 2번 도전했다. 그 사이에 제1야당 대표를 지냈고, 국회의원도 두 번 했다. 화려한 경력이다. 하지만 자기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으나 자신을 밀어줄 당은 비례대표 3석밖에 없는 초라하고 비참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비약적인 ‘퀀텀 점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스포트라이트 제대로 한 번 받지 못한 채 쓸쓸하게 무명(無明)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덩달아 그가 기울인 모든 노력과 시간, 돈은 땅 밑으로 흔적도 없이 꺼져야 한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다행히 정권교체의 열망이 국민 사이에서 불타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꼭 야권 후보가 단일해 부패하고 무능한 운동권세력이 청산되는 정권교체가 달성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부르짖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닐까.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담긴 인수위의 공동구성 등을 포함해 대단히 파격적인 내용조차 헌신짝처럼 내던진 자신이 부각될 것으로 짐작했을 것”이라며 “이를 소재로 하여 멋지게 써먹을 수 있다,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모든 영화를 내던진 ‘백마를 탄 빛나는 왕자’로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닥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대의를 위해 손을 잡았던, 그의 오랜 정치적 동지를 배반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낌없이 이용하고 내버렸다. 이것이 바로 그가 타인을 대해온 기본방식이 아닐까 한다”고 질타했다.
‘옛 안철수계’ 인사도 고개를 내저었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그의 생각과 선택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초 안 후보를 따라 옛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꾸며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된 바 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가 한 말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 ‘누가 되느냐 보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언급하면서 “결국 그의 새정치는 문재인 정권을 만들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만들었으며 이제 추잡하게도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의 시대를 여는 일에 완벽하게 복무하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