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일대를 찾아 시민과 악수를 하며 표심을 호소했다. 심 후보의 걸음을 따라 많은 지지자들이 응원을 보냈지만, 일부 시민의 돌발 질문으로 진땀을 빼는 상황이 연출됐다.
앞서 심 후보는 건대입구역 유세를 마치고 직접 지하철을 탑승하여 다음 유세 장소로 이동했다. 이동 과정에 많은 시민과 만나 사진을 찍으며 응원을 받은 심 후보는 특히 “우리 아들이 한국 남자들도 (심 후보를) 좋아한다고 그랬다”며 기쁜 내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한 남성 시민이 심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남자도 힘들다. 남자 편도 들어달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이것은 갈라치기가 아니라 평등이다. 왜 여자 편만 드느냐”고 심 후보에게 직접 질문했다.
심 후보는 “아들이 하나밖에 없다. 남자도 힘든 것 안다. 믿어달라”고 급히 답변했다. 혼잡한 유세 현장 상황 때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심 후보는 이어진 뚝섬역 유세에서 앞선 상황을 언급했다.
연단에 오른 심 후보는 “아까 걸어오면서 한 남성 청년이 사진 찍으면서 자기가 딱 한 가지가 있는데 여성만 위하지 말고 남성도 위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하며 “정의당의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 여성, 남성, 성소수자 모두 다 하늘같이 위한다”고 답했다.
뚝섬역 유세를 마친 심 후보는 성동구 일대를 걸으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바쁜 퇴근 시간대에도 많은 시민이 그를 알아보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그때 한 자영업자 시민이 심 후보에게 “끝까지 가시는 거냐”며 갑작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심 후보는 “물론이다. 끝까지 가야한다”고 답했지만, 시민은 “끝까지 안 가려면 1(이재명 후보 측)로 붙어 달라”고 권유했다. 박빙 대선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제가 끝까지 안 가면 다당제가 안 된다. 다당이 돼야 다당제가 된다. 통합 정부가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심 후보의 주장에도 시민은 “내가 진보 사랑하니까 되도록이면, 끝까지 안 가시려면 1로 붙어 달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시민의 손을 잡고 “끝까지 갈 테니까 소중한 한 표 투자하셔서 나중에 연정 되게 해 달라”고 끝까지 표심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내 자리를 떠나며 “저런 말씀 하시고 싶은 분들 지금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유세에도 심 후보는 거리를 거닐며 지친 기색 없이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심 후보의 유세가 아직 고민하고 있는 진보 진영 유권자와 야권 단일화 이후 방황하는 제3지대 유권자의 투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지원 인턴기자 sean22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