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으면 2번남?…도대체 ‘2번남’이 뭐길래

윤석열 찍으면 2번남?…도대체 ‘2번남’이 뭐길래

기사승인 2022-03-08 14:52:07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경기 안양 평촌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남에 이어서 이번엔 2번남이요? 대체 왜 그렇게 서로 갈라치지 못해서 안달인지 모르겠어요” 대선을 이틀 앞둔 7일, 대학생 A씨는 극으로 치닫는 젠더 갈등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여초 커뮤니티의 ‘2번남’ 공세가 거세다. 기존의 ‘이대남 이대녀’ 프레임과는 달리 ‘2번남’ 밈(meme)은 남성을 명확한 비하 대상으로 삼아 공격했다. 대선을 둘러싼 젠더 갈등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와 같은 공약 때도 있었지만, ‘2번남’과 같은 직설적인 혐오 표현으로 확장되지는 않았다.

‘2번남’은 단순히 윤 후보 지지자를 지칭하는 언어가 아니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남성의 외모가 이 후보 지지자보다 부족하다는 일반화와 함께, 같은 세대 내의 분열을 일으키는 혐오의 또 다른 형태로 소비되었다. 또한,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 후보 지지자와 윤 후보 지지자 얼굴을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조롱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유튜브를 통해 대형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 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지원 인턴기자

지난 주를 기점으로 화제가 된 해당 논란은,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형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를 찾아 직접 표심을 호소한 이후 정점을 찍었다. 이 후보의 지지 호소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2번남’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난무했다. 일부 유권자는 이 후보에 책임을 물었다.

20대 남성 유권자 최모씨(29・남) 또한 이 후보의 여성 커뮤니티 유세가 편향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너무 편향된 유세가 아니었나 싶다. 윤 후보의 극단적인 남성 정책과 다를 것이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이후 여초 커뮤니티에서 확장된 2번남 밈이 젠더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남성 유권자는 단순히 외모를 근거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조롱당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시민 B씨(23・남)는 “누구를 지지하든 20대도 뚜렷한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투표한다. 그것이 누군가의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2번남이란 표현이 젠더 갈등을 심화할까 봐 걱정된다”고도 전했다. 

앞선 B씨의 우려처럼, ‘2번남’ 논란은 실제 남성 유권자의 분노를 유발하여 젠더 갈등을 심화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물론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까지 논란이 확산되어 갈등 양상이 짙어졌다.

쿠키뉴스 취재에 응한 김모씨(24・남) 역시 ‘자신이 그 2번남’이라고 밝히며 “2번남 밈은 단순한 남성 혐오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이때다 싶어 혐오를 표출하는 이들에게 분노하여 남성들이 결집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김지원 인턴기자 sean2237@kukinews.com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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