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 느낌이다. 나의 정체성이 잡히는 시즌이다.”
정성우는 18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 26분50초를 뛰며 24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정성우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 KT는 현대모비스를 88대 69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정성우는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지만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허훈(10점 5어시스트)과 양홍석(5점 3리바운드)의 공격이 풀리지 않자 서동철 KT 감독은 정성우를 적극 활용했다. 전반전에 3점슛으로 현대모비스를 공략하던 정성우는 후반전에 상대가 슛을 시도하지 않게 적극적으로 붙자 과감한 돌파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상대가 나에게 타이트하게 수비를 하다보니 다른 선수를 살리려고 했다. 근데 현대모비스가 2대 2 수비에만 집중하는 모양이었다”라며 “그래서 내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찬스를 살리던가, 내가 적극적으로 돌파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성우는 올 시즌 초반 허훈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KT의 앞선을 책임졌다. 1라운드에 평균 13.2점 4.3어시스트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허훈이 복귀 한 이후에는 수비에 좀 더 치중했다.
이날 활약에 대해 그는 “1라운드 때를 돌이켜보면 정신 없이 농구를 했다. 팀 플레이를 하기 보다 급한 마음에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다”라며 “오늘은 간결하게 플레이하려 노력했다. ‘무리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팀에 많이 녹아들었다 생각한다. 우주의 기운도 오늘은 나에게 모이는 기분이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오늘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 엄청 힘들었을 것 같은데 득점이 되다보니 덜 힘든 느낌”이라며 “감독님께서 나에게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나 스스로도 그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괴롭히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창원 LG에서 데뷔한 정성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42경기 출전 평균 10점 3.3어시스트. 강력한 기량발전상 후보다.
수상에 대해 욕심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물론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상을 위해서 뛴다는 생각을 가지면 무리한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팀을 위해서 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에는 뛰는 시간이 적어 ‘무언가를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그러다보니 실수도 잦았다. 아무래도 중간에 잠깐 파트타임처럼 들어가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려니 한계가 있었다”라며 “지금은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을 보장을 받다보니 무리해서 플레이를 하지 않으려 한다. 무리하지 않다보니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올 시즌 활약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은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 느낌이다. 항상 공격적으로 농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전에는 잘 보여주지 못했다. 나의 정체성이 잡히는 시즌이다. 세상이 나를 그대로 봐주는 느낌”이라고 기뻐했다.
사실상 2위 자리를 굳힌 KT는 이대로 순위를 마치면 4강 플레이오프 직행한다. 프로 데뷔 후 첫 플레이오프 무대를 앞두고 있는 정성우다.
그는 “내 인생에 있어 첫 플레이오프다. 플레이오프에도 지금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 같다”라며 “지금의 팀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