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후보군을 찾기 쉽지 않은 서울에서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출설이 최근 힘을 받는 모양새다. 반면 경기도지사에 나설 후보들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난 상태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후보로 적극 소환해야 한다”라며 “사심이 아니라 민주당과 대의를 위한 희생‧헌신이 절실하다. 정치교체에 마음을 모아준 국민들께서 나서주길 간곡하게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불출마 선언부터 부상투혼까지, 송 전 대표의 진정성을 확인했다”라며 “진다는 각오로 온 몸을 던져 희생할 후보를 세워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은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 내에서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나설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출마를 고심 중인 박주민 의원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후보군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다. 만약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이번 지방선거의 분수령이 될 서울시장 선거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전용기 의원도 송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차출을 주장했다. 청년 몫으로 국회에 입성한 전 의원은 지난 23일 “서울‧부산 등 주요 지역에 선뜻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선배‧동료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패색이 짙다는 생각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당 승리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586 용퇴론과 불출마 선언 등 정치쇄신을 위한 대표님의 결단을 존중하지만 오로지 당을 위해 민주당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마지막으로 헌신해 주시길 희망한다”며 민주당과 송 전 대표의 결심을 촉구했다.
이수진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방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서울시장”이라며 “송 전 대표는 서울의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해답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더불어 송 전 대표의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지방자치단체장 이력과 부동산 정책 이해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 의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서울 시장 선거에 송 전 대표 정도의 중량감 있는 후보가 선두에서 버텨줘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경기도지사 나설 민주당 내 후보군은 사실상 결정된 상황이다. 유력 후보군으로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안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등이 꼽힌다. 이중 염 전 시장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염 전 시장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난 지방 행정 경험이 강점”이라며 “12년의 지방 행정 경험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된 사람이다. 실적과 정책적 성공으로 이미 검증이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가 경쟁력에서는 1위지만 삶의 만족도나 삶의 질 수준에서는 수도 서울의 변방처럼 취급을 받는다. 경기도민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손을 잡았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역시 지방선거 출마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지사가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자들은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가 “유약한 분(김 대표)이 경기도지사를 지내게 된다면 아마 윤석열 대통령과 손잡고 협치한다고 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민주당의 경기도 언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조 의원 역시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김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꽃길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기여와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경기도로 나온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