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를 살리지 못한 벤투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UAE 두바이 알막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UAE와 10차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지난 24일 이란을 꺾고 조 1위로 올라선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 2위로 최종예선 일정을 마감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이어지던 A매치 무패 행진도 끊겼다.

한국이 A매치에서 UAE에 패한 건 2006년 1월 친선경기 이후 16년 만이다. 지난 24일 이란전이 끝난 뒤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휴식할 틈도 없이 곧바로 경기를 치렀다. 체력 저하의 여파인지 수비는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후반 9분 UAE의 공격수 압달라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공격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계속해 연출됐다. 전반 43분 황희찬(울버햄튼)의 위협적인 슛과 후반 15분 황의조(보르도)의 헤딩슛 모두 골대를 맞췄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프리킥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점유율이 70%를 넘길 정도로 경기를 지배한 벤투호지만 실속은 없었다. 황인범(루빈 카잔)이 빠지면서 벤투 감독의 주 전술인 빌드업도 이날은 애를 먹었다. 이재성(마인츠)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소화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상대의 촘촘한 수비벽과 순간적인 전방 압박 수비에 공을 효과적으로 앞으로 전개하지 못했다. 

세트피스의 기회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 벤투호다. 한국은 이날 16차례의 코너킥을 시도해 한 골도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코너킥 키커로 나서 올린 크로스는 번번이 상대 골키퍼가 손으로 쳐내거나 수비수가 머리로 막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 “최종예선에서 8골을 넣었는데 오늘은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무득점보다도 걱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라며 “지금 세트피스를 걱정할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지막에 고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