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격리 끝나도 전파한다는데… 政, 단축 검토

7일 격리 끝나도 전파한다는데… 政, 단축 검토

기사승인 2022-04-08 07:00:02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재택치료 관리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자의 건강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재택치료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추가 전파 차단 및 건강 피해 최소화를 기본 목표로 상정하고 적정 기간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행 코로나19 재택치료자 관리 지침에 따르면 일반관리군의 격리 기간은 확진일로부터 7일이다. 7일이 경과하면 격리 해제를 위한 별도의 절차 없이 외출 및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추세다. 미국과 영국은 우리나라처럼 확진 후 7일 격리 방침을 실시해 왔지만, 최근 방역수칙을 순차적으로 완화하면서 격리 기간을 5일로 줄였다.

국내에서도 격리 기간 단축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일상 회복을 시도하고 있고, 위중증 환자와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의료체계를 전환했다.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대부분인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 방안도 전반적인 방역정책과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택치료자 관리 지침은 불가피한 경우 외출을 허용하는 수준까지 완화된 상태다. 종전까지 확진자에게는 코로나19 관련 증상에 한해 외래진료센터 대면진료를 허용했다. 약국에서 의약품을 수령해야 하는 경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가족이나 대리인이 대신 수령해야 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이외 질환도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확진자가 약국에서 직접 의약품을 수령하고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만4820명으로, 전날 28만6294명보다 6만1474명 줄었다. 한주 전인 지난달 31일은 32만699명, 2주 전인 지난달 24일은 39만552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이래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17일 62만1181명과 비교하면, 이날 확진자는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 수준이다.

이미 의료인을 대상으로는 격리 기간을 3일까지 단축하는 방안도 고려된 바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국내 의료기관 및 약국 대상 업무연속성계획(BCP)을 마련했다. BCP에는 지역사회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필요시 의사, 간호사, 약사가 확진일로부터 3일 동안 격리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는 의료인 확진자가 급증하는 위기상황에 각 기관이 자율적으로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강제력 있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격리 기간 단축으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가 별도의 검사 없이 격리에서 해제되고 있기 때문에 타인을 감염시킬 만큼의 바이러스를 방출하는 확진자가 이른 시기에 격리 해제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7일 격리를 마친 사람과 접촉 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격리에서 해제된 동료와 식사 후 이틀 뒤 확진됐다’거나 ‘격리 해제된 가족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지 6일만에 모든 가족들이 확진됐다’는 등의 경험이 공유됐다. 

격리 기간 단축은 가능하지만,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현행 7일 격리 기간은 확진자의 감염력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지는 시점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정된 것”이라며 “하지만, 확진 후 7일이 경과해도 극히 낮은 확률로 추가 전파가 가능한 수준의 감염력이 남아있는 확진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격리 해제자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격리 해제자로부터 전파된 것인지, 다른 감염원과 접촉하면서 확진된 것인지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느 정도의 시점에서 (확진자의 감염력) 위험성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지는지 고려하면서 며칠까지 격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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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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