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린 남자배구가 이제는 에어컨리그에 들어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2일 남자부 FA 자격을 얻은 26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은 공시 즉시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협상 마감 시한은 오는 25일 오후 6시다.
2018년부터 등급제를 도입한 남자배구 FA는 연봉규모를 기준으로 FA는 세 등급으로 나눈다. 연봉 2억5000만원 이상이 A그룹, 연봉 1억원 이상~2억5000만 미만이 B그룹, 연봉 1억원 미만이 C그룹이다.
A그룹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원소속팀에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 200%와 FA 영입 선수를 포함해 6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 또는 연봉 300%를 보상하면 된다. B그룹 선수는 전 시즌 연봉의 300%, C그룹 선수를 데려오려면 전 시즌 연봉의 150%를 지급하면 된다.
최대어는 대한항공의 주포 정지석이다.
정지석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레프트 자원이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올 시즌엔 불미스러운 일로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23경기만 뛰고 362점(국내 8위)을 올릴 정도로 기량은 국내 최고다. 지난 9일 KB손해보험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는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며 팀의 우승에 앞장섰다.
대한항공의 또 다른 주축 공격수 곽승석도 FA 자격을 얻는다. 이밖에 센터 라인의 김규민과 진성태도 FA 자격을 획득했다. 현재 샐러리캡 과포화 상태인 대한항공이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지켜봐야 한다.
레프트에는 좋은 자원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다. 정지석을 비롯해 한국전력의 서재덕, 현대캐피탈의 전광인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원소속팀들은 이들을 모두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들 이외에도 송희채(우리카드), 김정호, 한성정(이상 KB손해보험) 등 알짜배기 자원들도 있어 상황에 따라 연쇄 이동도 가능할 전망이다.
센터진도 화려하다.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한국전력)을 필두로 최민호(현대캐피탈), 김규민, 진성태(이상 대한항공) 등이 꼽힌다.
세터진에서는 OK금융그룹의 곽명우와 우리카드의 하승우 등이 자격을 획득했다. 현재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세터가 부족한 구단들은 영입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앞서 네 차례(2010년, 2013년, 2016년, 2019년) FA 계약을 맺었던 여오현 플레잉코치(현대캐피탈)가 이번에도 계약을 체결하면 남자부 최다 FA 계약 선수에 오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