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으로 보행에 불편을 겪는 노인 환자들이 적지 않다. 고령의 환자에게 수술은 부담스러운 선택이지만, 수술을 미루고 방치하면 일상적인 동작이 불편해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 최정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전 고령 환자의 마음과 몸을 모두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고령 환자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활동적이고 건강한 환자보다 수술 후 얻게 되는 이점과 감당해야 하는 위험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술 후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정상적인 보행과 원활한 일상생활이다. 활동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망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술 후 보행과 운동이 가능해져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다. 수술 후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의 저하를 막고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골다공증 등 만성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외부 활동은 삶의 질 측면에서도 중대한 영향을 갖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만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과 관련된 위험성이 높다. 수술 후 폐색전증, 폐렴, 섬망 등 다양한 질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약물 치료로 이런 합병증을 예방·치료하는 기술이 발전해 수술 후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최 교수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두려워 수술하지 않는 것도 질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며 “마냥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술 후 적절한 재활이 가능한지 여부도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수술 전 보행가능 여부와 환자의 정신적 상태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수술 전 설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근력감소가 나타나거나, 균형 감각이 상실된 경우에는 수술 이후에도 여전히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수술 후 일정 정도의 안정기간이 있고, 근육의 변성 및 위축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감소된 근력에서도 보행이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즉, 수술 전 근력은 수술 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근력에 상당한 감소가 있을 때까지 수술 받기 무서워 피하기만 한다면, 수술 받지 못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 보행이 힘들어지는 시점이 오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서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환자는 관절염의 악화를 걱정해 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수술 전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보행이 힘들어지는 통증이 있을 때는 더 늦기 전에 의사와 상담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고령 환자의 정신적인 문제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치매나 우울증이 있거나, 의지가 약하고 비협조적인 경우 수술 후 의료진과의 소통과 재활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 방법은 다양하며, 사회적·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경우 걷기 운동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 문제로 인해 환자가 수술 후 보행운동을 거부하게 되면 수술의 목적인 자유로운 평지 보행을 달성할 수 없다.
최 교수는 “수술이 무섭다고 피하게 되면 나중에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수술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