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현대자동차를 누르고 재계 순위 2위에 올라섰다.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사업 성장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농심은 사업 이익 증가 등을 이유로 공시대상기업이 신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76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88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71개, 2612개) 대비 각각 5개, 274개 증가했다. 새로 지정된 기업은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이다. 반면 제외된 기업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이다.
이날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소속회사 2108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40개) 보다 7개 증가했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1742개) 보다 366개 증가했다. 새로 지정된 기업은 중흥건설, HMM, 태영, 오씨아이,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이다. 제외 기업은 한국투자금융이다.
올해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영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617.7조원으로 전년(2336.4조원) 대비 281.3조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289.2조원(1344.5조원→1633.7조원)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 재개, 인수・합병 등에 따라 자산총액이 증가하고, 경영실적도 대폭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 중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삼성(45.4조원↑), SK(29.7조원↑), 현대자동차(29.0조원↑) 순이었다. 공정위는 삼성은 반도체 판매 증가, SK는 석유사업 및 반도체 판매 증가,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한 판매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은 두산(4.8조원↓), 대우조선해양(2.7조원↓), 한국지엠(1.5조원↓) 순이다.
올해 지정 특징은 SK와 현대자동차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바뀌면서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가 2010년 이후, 최초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사업 성장 등에 따라 SK가 최초로 자산총액 기준 2위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해운・건설・IT 주력집단들이 크게 성장했다. 해운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해운 주력집단들이 급성장했다. HMM의 자산총액이 지난해 한해 동안 크게 증가(8.8조원→17.8조원)해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20단계 이상 급등(48위→25위)했다. SM(10.5조원→13.7조원)과 장금상선(6.3조원→9.3조원)의 자산 총액도 증가했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건설 주력집단들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2배 이상 (9.2조원→20.3조원) 증가함과 동시에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20단계 이상 상승(47위→20위)했다.
이밖에 카카오, 네이버 등 IT 주력집단들은 최초로 지정된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작년 대비 자산총액도 증가했다. 식료품 제조 기업인 농심이 공시대상기업에 지정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사업 이익 증가, 신규자산 취득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의 적용 대상이 확정되었으며, 이후 이들 집단과 관련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할 예정"이라며 "경제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여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이 향후 자동적으로 변경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