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수개월째 임금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내부 논의 및 사전 고지 없이 화공 프로젝트 일부 인원들에게만 별도의 직책을 부여해 추가 수당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노동조합 엔유(&U)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3월부터 화공 프로젝트 일부 PE들에게만 PIP(Project in Project) 역할을 부여해 월 30만원 수준의 추가 수당을 지급했다.
공문에서 노조는 “PIP 수당 지급에 대한 사전 공지 및 의견 수렴 과정이 전무했다”며 “회사는 직책 수당을 개선한다는 미명 하에 임직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PIP 제도를 신설해 선정 기준 없이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조합에서 요구한 단체 협약 제24조 투명한 인센티브 지급에 대해 정확히 반대되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PIP 담당자 선정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PIP 제도를 신설함에 있어 사업의 PE 인원으로만 지정하는 과정도 불합리하다”며 “PIP는 해당 프로젝트 내 소속된 EPC 인원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과제로 리더만이 단독으로 월 30만원의 수당을 받을 정당성이 있는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 협상이 2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PIP 직책 수당에 대해서만 사전 논의 없이 선진행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는 임금협상에서 최종 결정돼야 할 소중한 재원을 전용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조합은 이러한 회사의 오만한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PIP 제도를 타수당 등과 원점에서 함께 재논의해야 함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은 “해당 수당 지급 건은 임금협상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측은 “본 수당 지급 건은 회사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지급 결정한 것이므로 임금교섭 시 다루고 있는 다른 안건들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공문에 ‘오만한 결정’이라는 둥 상대방에 대한 비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어휘 선택은 노사관계에 있어 그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상호 존중과 배려에 기초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당이 지급된 건 맞다. 이번에 지급된 수당은 총 수백만원 수준으로 많지도 않았다”면서 “인센티브 등 회사에 수당 종류가 많아서 회사에서는 일일이 고지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측은 이에 대해 매번 지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