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숭열 대둔산자연휴양림 회장의 ‘인생 도전’ [주말 화제]

유숭열 대둔산자연휴양림 회장의 ‘인생 도전’ [주말 화제]

- 70대 중반에 드론 자격증 최고령 취득 ... “드론 촬영 너무 재밌어요”
- 휴양림에 국제규격 레이싱 드론장 설치·운영 계획
- 대둔산자연휴양림 4대 째 가꿔, “산 사나이 보람...자연에서 하나님 느껴”

기사승인 2022-05-06 18:49:42
대둔산자연휴양림 유숭열(74) 회장이 휴양림 하우스 전망테크에서 대둔산을 배경으로 소형 드론을 띄운 상태에서 드론 조종에 대해 설명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상욱 기자.

집안 4대 째 가꿔온 명품 숲으로 널리 알려진 대둔산자연휴양림(일명 진산자연휴양림) 유숭열(74) 회장의 인생 도전은 끝이 없다.

유 회장은 70대 중반의 고령에도 드론 자격증인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자격(한국교통안전공단 발급)을 지난 3월 획득했다. 최고령 합격이다. 

“드론 촬영이 너무 재밌어요. 1년 넘게 배워 이젠 드론을 띄워 웬만한 촬영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뻐요.” 

지난 2008년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이 휴양림을 찾아 하룻밤 묵은 고르비 하우스와 유숭열 회장.

해병대 출신인 유 회장은 “드론 활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일반화하는 추세를 알아차린 이상 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면서 드론을 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유 회장은 드론에 익숙해지면서 은근히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대둔산자연휴양림에 국제규격의 레이싱 드론장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다. 

국도(17번)변에 인접한 곳에 55만평(181만8,000㎡) 규모로 조성한 대둔산자연휴양림은 유 회장 가문이 4대에 걸쳐 가꿔왔다. 대둔산은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으로 다듬어진 조각물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같은 수석의 보고(寶庫)다. 대둔산은 뛰어난 절경으로 충남대둔산도립공원인 동시에 전북대둔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대둔산의 아름다움을 대둔산자연휴양림에서는 한 눈에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문인인 육당 최남선은 대둔산자연휴양림의 울창한 숲에 반했다고 한다. 2008년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은 이 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원더풀’을 외쳤다고 유 회장은 전했다. 

대둔산자연휴양림 진입로 전경.

“대둔산자연휴양림은 남한의 중심에 위치해 배꼽(하하 ...)이죠. 대전의 시내버스와 인근 전주의 시내버스 종점으로 교통도 아주 편리합니다.” 

유 회장은 이 휴양림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이 심각성을 더해가는 상황에서 휴양림이 심신의 건강과 힐링,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숲과 나무를 가꿔온 ‘산(山)사나이'로 살아온 게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본래 휴양림 산지에서 금산의 유명한 인삼농사를 지으려 했다. 그러나 선친은 "인삼농사를 대규모로 한다면 소농들이 어렵게 된다"면서 "이곳 주소가 금산군 진산면 묵산리로, 산(山)자가 3번이나 겹쳐서 산으로 흥할 수 있다"고 들려주며 유 회장의 임업 종사를 권했다고 한다. 

유 회장 부친은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유학파였다. 1950년대 7선 국회의원과 1970년대 신민당 총재를 지낸 유진산 씨가 유 회장의 작은 아버지다. 

유 회장은 부친의 권유를 물리치지 않았다. 그는 이왕 숲을 가꾸기로 한 마당에 산과 나무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1968년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어 정성을 다해 가꿔왔다. 지금까지 54년간 숲을 가꿔온 셈이다. 단순한 숲 가꾸기를 넘어 숲에 관광경영을 접목해 숲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고려대 통계학과를 중퇴하고 경기대 관광경영학과에 들어가 숲 경영을 준비했다. 산지 규모도 기회 나는 대로 늘려나갔다. 부인의 결혼 예물을 현금으로 달라고 해 산을 구입할 정도로 산에 푹 빠져 버렸다. 

“숲 가꾸기에는 마음 먹은 걸 가능하도록 하는 해병대 정신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2명의 아들도 해병대 출신이고, 그 중 한 명이 이 휴양림을 이어받아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 회장 가문은 지난 2020년 3대 이상 성실히 산림경영 활동을 해온 점이 인정돼 산림명문가 증서(산림청장)를 받았다. 그는 산림자원 조성 공로로 1997년 산업포장, 2015년 동탑산업훈장 등을 수상했다. 

“휴양림을 둘러보면서 자연의 숨소리와 속삭임을 듣게 됩니다. 자연을 빚으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끼죠. 이 휴양림을 현재의 명성에 만족하지 않고 오랜 전통의 명품 숲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가꿔갈 것입니다.”

금산=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