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거포’ 박병호가 부활했다.
프로 데뷔 후 통산 5번이나 홈런왕에 등극했던 박병호는 최근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0년에는 타율 0.223 21홈런을, 2021년에는 타율 0.227 20홈런을 기록했다. 20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2할 초반대에 그쳤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예전만한 기량을 펼치지 못하자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가 흘렀다.
결국 그의 전 소속 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박병호의 부활 가능성을 낮게 판단해 자유계약(FA) 때 그를 잡지 않았다. 박병호는 10년 가까이 뛴 키움을 떠나 KT 위즈로 이적했다.
새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최근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106타수 30안타 타율 0.283 10홈런 26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홈런 1위, 타점 2위, 장타율(0.594) 3위, OPS(장타율+출루율·0.952) 5위 등 타격 지표에서 대다수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홈런 페이스는 근래 최고 수준이다. 박병호는 올해 29경기 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달 30일 키움전부터 최근 7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33홈런을 때린 2019시즌엔 37경기 만에 10홈런을 생산했다. 43홈런을 터뜨린 2018시즌에도 초반 29경기에서 10개 홈런을 날렸다. 현재 페이스만 따지면 박병호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타격폼 수정이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예전엔 상대 투수가 다리를 올렸다가 내릴 때 다리를 끌었지만, 지금은 투수가 다리를 올릴 때 다리를 끄는 식으로 타격 타이밍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홈구장인 KT위즈파크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잠실 구장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고척돔을 떠난 그는 홈구장 KT위즈파크에서 5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는 KT의 유니폼을 입기 전에도 KT위즈파크에서 타율 0.330 12홈런 29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KT는 박병호의 활약에 순위 싸움에 힘을 받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가 부상을 입으면서 타선에 누수가 생겼지만, 박병호의 활약에 힘입어 반등을 마쳤다. 현재 7위에 위치한 KT는 2위 LG 트윈스와 경기차가 2.5경기 차에 불과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