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2차 창작물 제작을 금하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이 바뀌고 있다. 몇몇 게임사는 직접 2차 창작을 장려하면서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넥슨은 2차 창작물 제작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게임사다. 넥슨은 오는 22일까지 자회사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서브컬처(하위문화·게임에선 주로 수려한 작화로 그려진 2D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이용자 콘텐츠 공모전 ‘블루 아카이브 어워즈’를 개최한다. 공모 부문은 총 네 개 부문이며 참여가 가능하다.
넥슨은 또한 자사 IP 기반 2차 창작물 행사 ‘네코제’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행사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9회 진행됐다. 특히 2019년 블리자드와 함께 개최한 ‘네코제X블리자드’는 역대 최고 기록인 약 2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네코제에는 많은 유저 아티스트들이 수만 개 이상의 2차 창작물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굿즈는 대표적인 인기상품이다.
넥슨 관계자는 “2차 창작은 게임 플레이와 함께 게임 외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라며 “유저 분들께서 넥슨 게임을 통해 폭넓은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도 이용자들의 2차 창작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2021년 ‘로스트아크 UGC(User Generated Contents) 제작 및 이용 규약’을 발표하고 “유저가 UGC를 제작하는 것을 허락하며, 적극적으로 장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아크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매년 아트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공모 분야는 아바타, 탈 것/펫 등이다. 2022 로스트아트 공모전은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됐고, 현재 본선 투표가 진행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 및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 리소스가 담긴 팬키트를 배포해 이용자들의 자유도 높은 2차 창작을 돕고 있다. 정기적으로 해당 팬키트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쿠키런 관련 창작물이라면 OST 및 글꼴까지 쿠키런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아울러 쿠키런 팬들이 서로 소통하고 다양한 2차 창작 콘텐츠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팬 플랫폼 서비스 ‘마이 쿠키런’도 준비 중이다. 여기서 글로벌 이용자들은 각국의 쿠키런 웹툰과 영상, 팬들이 만든 2차 창작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원신’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미호요도 마찬가지다. 미호요는 2021년 11월 “법률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유저들은 원신을 이용한 굿즈를 자체 생산하여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인이 만든 2차 창작물은 500개 미만일 경우 별다른 신고 없이 판매할 수 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미호요에 라이선스를 신청해야 한다.
미호요는 최근 한국에서 ‘원신’ 2차 창작물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미호요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호요버스와 티머니복지재단은 오는 20일까지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2022 대중교통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에는 ‘원신’의 2차 창작물을 제출할 수 있다. 공모전 수상자는 ‘티머니복지재단 명의 상장’과 함께 ‘호요버스 서울 오피스 방학 인턴’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견 게임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2차 창작이 가능한지 여부는 게이머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과거에는 서브컬처 장르 중심으로 2차 창작물이 제작됐다면, 이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이용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게임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게임사와 이용자의 소통 측면에서도 2차 창작물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