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경제난,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벽 [친절한 쿡기자]

험난한 경제난, 윤석열 정부가 마주한 벽 [친절한 쿡기자]

기사승인 2022-05-13 17:51:01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행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약 3일이 지난 지금 청와대가 아닌 용산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이 차려져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행정부가 직면한 문제들은 말 그대로 ‘산더미’입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은 전 세계에 큰 상처를 입혔고, 한국도 코로나19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다른 국가들보다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하지만, 약 2년간 이어졌던 팬데믹의 상흔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5월인 지금은 ‘엔데믹’에 가까워졌습니다. 말 그대로 긴 터널의 끝이 지나고 눈 앞에 밝은 빛이 보이는 상항이죠. 하지만 엔데믹에 도달했다고 ‘이제는 잘 풀릴 것이다’라고 안심하는 마음을 비웃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다시 전 세계가 시끄러워진 상황입니다.

이처럼 복잡다양한 문제가 겹친 상황 속 한국 경제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자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한국의 경제가 흔들린다고 꾸준히 외쳐왔습니다만, 작금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고 무겁습니다. 이는 통계자료와 수치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우리의 밥상머리 물가를 보여주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대비 4.8% 올라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죠. 2008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한국에 직격타를 날린 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은 ‘고환율’과 ‘고금리’ 문제가 동시에 상존하는 상황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한 번도 근접한 적이 없던 원·달러 환율 1300원이 목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13일 장 마감 기준 1290원의 문턱을 넘나들다 1284.2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수출경제 중심의 한국에게 고환율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유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고환율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밖에 없죠.

가계부채의 이야기를 하면 더 끔찍합니다. 지난해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8%(136조원) 늘었습니다. 이전 정부가 출범한 시기인 2016년과 비교하면 519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매년 100조원 이상의 가계빛이 증가했습니다.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문제는 물가 인상률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이란 것입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하고 이를 연내 수 차례 더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의 경제구조 상 미국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빛을 지고 있는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높아집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대출자 1인당 평균 16만1000원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0.5%에서 1.5%로 오른 만큼 이미 64만4000원의 이자부담이 증가했는데, 해당 수치가 얼마나 더 늘어날 지는 파악조차 안됩니다. 

이외에도 부동산 문제 등 경제적 위기 징후는 수도 없이 많지만,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국내 경제 상황이 이미 꼬이고 꼬여 풀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실타래가 됐다는 것은 잘 보일 테니까요. 마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마주했다던 ‘고르디우스의 매듭’과도 같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문제들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했다고 전해지는 것처럼 단칼에 끊어낼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새로 임명한 경제관료들과 민간 전문가들, 금융 구성원들과의 밀접한 호흡이 문제의 해결을 풀어낼 실마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윤 대통령은 13일 첫 대외 현장 행보로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회의를 수시로 열어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시장․현장 중심의 정책을 수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소통행보로 얽혀있는 경제 위기를 극복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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