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생명 실적악화, 일시적? 불황 속 추락?

삼성·한화·교보생명 실적악화, 일시적? 불황 속 추락?

자산운용이익률·보험금지급여력 동반 하락에도 문제없다는 보험사들

기사승인 2022-05-18 06:00:07
사진=픽사베이

생명보험회사들의 실적하락 소속이 속속 들리고 있다. 업계 상위사들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사업비는 늘고 보험가입이나 운용자산이익, 지급보험금 규모 등은 줄어드는 추세다. 국제유가나 금리변동에 따른 악재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황이 계속될까? 상위 3사의 당기순이익과 운용자산이익률, 보험금지급여력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당기순이익, 운용자산이익률, 재무건전성지표, 모두 ‘하락’ ‘하락’

국내 주요 생명보험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치상으로는 하락치가 57.38%다.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전자공시자료를 바탕으로 9개 생보사들의 순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다.

이 가운데 상위 3사로 분류되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순이익이 유독 크게 떨어졌다.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1조1156억원에서 3022억원으로 72.9%, 한화생명이 3364억원에서 988억원으로 70.6% 급감했다. 교보생명도 5257억원에서 2797억원으로 44.0%가 줄었다.

보험료·부동산 등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운용자산이익율’도 3곳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생명의 경우 2020년 2.75%에서 2021년 2.88%로 상승했지만 올해의 시작인 1분기는 2.66%로 다시금 하락했다. 전년 1분기에 달성한 3.57%와 비교하면 낙폭은 1%p 가까이에 이른다. 

한화생명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사업보고서 상 운용자산이익률은 2020년 3.47%에서 2021년 3.59%로 3%대 중반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2.75%(1분기)로 시작했다. 그나마 교보생명은 2020년 3.46%에서 2021년 3.35%, 2022년 1분기 3.39%로 변동 폭이 앞선 두 회사보다 크지 않았다.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산규모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 또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246%로 전년 동기 대비 59%p 줄었다. 한화생명은 2021년 1분기 187.4%에서 160%로 27.4%, 교보생명은 291.2%에서 205.1%로 86.1%나 빠졌다.

그림=이정주 디자이너

이유는? ‘금리인상’, ‘증시불황’, ‘희망퇴직’ 등등등

생보사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이 동반 하락한 배경을 두고 투자자나 보험업계 관계자들, 금융전문가들은 대체로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해석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회사 개개의 특수성에 따른 일시적 하락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들도 있었다.

금리가 급등할 경우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증시가 부진해짐에 따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부담이 커지는 등 복합적인 영향을 미쳐 순이익 감소와 RBC비율 하락, 운용자산수익률을 모두 떨어뜨렸다는 풀이다.

실제 삼성생명의 경우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부담이 커지거나, 파생 또는 해지 운영손실이 급등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분기 647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이 손익으로 잡혔던 기저효과가 사라진 점도 있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주가변동에 따라 변액보증손익의 변동성이 심하다. 우리의 경우 순익이 플러스 1000~2000억원도 됐다가 마이너스 3000~4000억원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산운용이익률과 관련해서도 “사업보고서 상 올해 1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2.66%지만, IR(투자자 대상 경영설명회)에서 보고하는 운용자산이익률에는 기초자산과 해지 손익을 모두 제외한 실질 손익에 따른 이익률을 보고한다”며 “올 1분기는 3.6%로 전년 2~4분기 각각의 이익률 2.1%, 2.6%, 2.6%보다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 또한 “(수익감소원인은) 크게 2가지”라며 “작년까지 좋았던 주식시장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침체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지난해 진행한 희망퇴직 모집에 따른 비용 증가로 손실이 다소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저금리 시대가 길었기 때문에 운용자산수익률이 계속 내여론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지금 금리가 올랐는데 수익률이 낮은 것은 반영에 시차가 조금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용자산이익률이나 RBC비율 감소를 단기적으로 보기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선되거나 오히려 우상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일부의 우려를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발 금리인상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짐에 따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등 추가자본 확보 부담이 점점 가중될 것이란 전망들도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에 따른 가계부담으로 인해 생명보험 등의 해지율 상승을 예견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이에 생보업계의 업황과 보험사들의 대응, 그로인한 사회경제적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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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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