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인당 구매제한까지 걸리면서 ‘식용유 대란’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업계와 함께 공급망 관리를 통해 수급 문제가 없게끔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식용유 대란 현실화되나
농식품부는 18일 ‘식용유 수급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CJ제일제당·롯데푸드·사조대림·농심·오뚜기 등 주요 식용유 공급사 5개 업체와 식품산업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날 점검 회의는 최근 식용유 판매 급증 현상이 일어난 데 따라 긴급 개최됐다.
주요 원재료인 대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대체재인 해바라기씨유 원료의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원료 생산과 수출이 막히면서 식용유 가격이 올랐다. 또한 최근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식용유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고, 일부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앞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매장, 하나로마트 등은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하는 등 사재기 방지에 나섰다.
최근 쿠팡도 구매 제한에 나섰다. ‘로켓배송’ 이용 시 현재 식용유를 10개까지만 살 수 있다. 현재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식용유는 모두 일시 품절 상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보다 아무래도 자영업자들이 식용유를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만큼 대량으로 구매한다"면서 "보다 많은 분들께서 식용유를 구매할 수 있게끔 2개로 제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식품부 "수급 문제 없어"
농식품부는 국내 공급사 상황을 점검한 결과 현재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공급사들은 현재 운송 중인 물량을 포함해 2~4개월가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류별로 업소·가정용으로 사용량이 가장 많은 대두유의 경우 미국·아르헨티나 등 주요 수출국으로부터 차질 없이 도입되고 있으며, 국내 생산을 위한 원재료인 대두 도입도 원활히 추진되고 있어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팜유의 경우 인도네시아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업계가 주로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가정용이나 치킨 가맹점에 주로 사용되는 카놀라유·올리브유 등도 수입에 문제가 없으며, 해바라기씨유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는 최근 유통대리점을 통해 공급되는 업소용 캔식용유(18ℓ), 가정용 대용량(1.8ℓ) 주문량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식용유 가격 상승을 우려한 가수요가 일부 유통망에서 발생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식용유 공급에 문제가 없는 만큼 소비자의 식용유 구입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시점에서 식용유 공급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식용유의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식용유 수입 관련 품목의 할당관세 등 지원 방안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와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협의하는 민관 회의도 매주 1회 이상 열고, 식용유 수급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