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23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7거래일 동안 코스피 종목 중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2,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을 1229억원 순매수했고 하나금융지주는 1034억원 순매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64억원, 신한지주는 8억2700만원 사들였다.
외국인이 국내 은행주를 순매수한 이유는 기준금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5월 26일 한은은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물가 상승 여부에 따라 오는 7월 추가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의 순이익이 증가한다. 국내 은행의 가계 신규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 3월 말 80.5%를 기록하며 1월 말보다 4.2%p 높아졌다. 기업 신규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2.7%p 상승한 68.7%를 기록해 7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변동금리 비중이 고정금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만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의 호실적이 가능한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인 5조236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10% 이상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분기배당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진행하고 있어 투자자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KRX은행의 배당수익률은 5.01%를 기록했다. KRX증권 배당수익률(6.54%) 다음으로 높았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호실적 기대감과 고배당 이슈가 겹치면서 은행주는 올해 국내 증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하나금융지주는 16.88%, 우리금융지주는 16.40%, 신한지주는 15.57%, KB금융은 9.22% 올랐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양호한 실적,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소각까지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며 “주가도 점진적으로 실적과 업황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IBK투자증권은 은행주에 대해 2분기에도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올해 4월 은행권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35%로 전월 대비 0.03%p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다”면서 “대출금리는 3.36%로 전월 대비 8bp 상승했지만 수신금리는 1.01%로 전월대비 5bp 상승한 결과”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올해 4월 신규취급 예대금리차는 축소됐다. 신규 대출금리는 7bp 오른 반면 순수저축성 예금금리는 11bp, 시장성 금융상품은 20bp 오르는 등 저축성 수식금리가 13bp 올라 올해 3월 상승폭 4bp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기예금(1년) 신규 금리는 2.1%로 전월 대비 17bp 상승해 약 3년 만에 2%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최근 여러 은행의 예금, 적금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신규기준 예대금리차는 추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신규기준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더라도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은행주 순이자마진은 1분기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이자 이익 증가세가 유지돼 은행주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은행주 순이자마진이 지난해 대비 10bp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