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경고등’… 해외여행 괜찮을까

원숭이두창 ‘경고등’… 해외여행 괜찮을까

확진자 550명… WHO “여름철 추가 전파 가능성”
출입국 방역 완화‧해외여행 증가… 국내 유입 가능성↑
전문가 “직접 접촉 통해 전파… 국외서 감염 가능성 낮아”

기사승인 2022-06-03 06:05:02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550명을 넘어섰다. 해외여행 증가, 대규모 축제 등이 확산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전세계 30개국에서 550건의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은 통계 결과를 공개하며 앞으로 더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원숭이두창의 여름철 추가 확산 가능성도 거론됐다.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 여행 및 축제 규제를 해제하는 가운데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여름철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추가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선 원숭이두창의 지역 감염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잉글랜드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UKHSA는 “잉글랜드 지역에서 사람 간 전파가 발생한 첫 번째 사례”라며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국가를 여행한 것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유입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일부터 출입국 방역이 완화된 데다가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방역 빗장을 점차 풀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입국 시 48시간 이내 시행한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확인서와 함께 24시간 이내 시행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를 병행 인정하기로 했다. 

지난 1일에는 1일차에 시행하는 PCR 시기를 입국 후 1일에서 3일 이내로 조정했다. 입국 6~7일차 검사도 의무가 아닌 권고로 바꿨다. 만 12~17세의 경우 예방접종 완료 기준을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면 접종 완료로 인정했다. 또한 만 12세 미만은 접종완료 보호자와 동반 입국한 경우 격리 의무가 면제 됐다.

방역 규제가 상당 수준 완화되며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모두투어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직전 2주(4.29∼5.12)보다 230%나 급증했다. 노랑풍선도 오는 7∼8월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패키지상품의 이달 1∼27일 예약 건수가 지난달 같은 기간의 2.5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외여행 시 감염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파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진 않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해외여행지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있지만 원숭이두창은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감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숭이두창이 국내 유입됐을 때 얼마나 빨리 발견할 수 있는지, 통제가 가능한지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위험성 자체가 높지 않고 코로나19처럼 다수 간의 확산은 어렵다”며 “빠른 진단, 조기 대응정책을 편다면 원숭이두창의 국내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국내 유입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미 국내에 들어왔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어서 코로나19처럼 바로 검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포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 환자가 병원을 찾아 바로 진료하고 격리할 수 있어야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의심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대응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감염병 위기수준을 ‘관심 수준’으로 발령하고 대책반을 가동해 해외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장은 “여름철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예방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5월 24일부터 원숭이두창 발생국가와 풍토병 발생국 입국자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발진 관련 증상을 확인하고 발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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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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