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인니 진출 성공 신화 저무나

국내 증권사, 인니 진출 성공 신화 저무나

기사승인 2022-06-09 06:00:28
국내 증권사의 인도네시아 진출 성공 신화가 막을 내릴 위험에 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실적이 손실을 보이면서다.

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는 올해 1분기에만 10억1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190억원 대 손실을 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500억원대의 대규모 대출 손실의 영향으로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NH코린도는 당시 인도네시아 대표 기업인으로 꼽히는 베니 조크로사푸트로 전 회장에게 510억8000만원의 미수 거래(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를 지원했다. 자금 세탁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베니 전 회장이 미수결제일에 대금을 갚는 데 실패하면서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595억9000여만원의 주식 담보를 확보하고 부동산을 추가 담보로 받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베니 전 회장에게 물린 손실이 어느정도 실적에 반영됐다”면서 “대출을 담당한 현지 법인장은 보직 해임됐고 자금 회수는 금액대가 많고 지분이 엮여 있어 한순간에 회수하기 어렵다. 손실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니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도 베니 전 회장에게 자금을 지원했다. △한국투자증권 53억3000만원 △신한금융투자 38억9000만원 △미래에셋대우 2억5000만원 △키움증권 2억3000만원 순이다.

증권사들은 베니 회장의 주식과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해 시간이 걸릴 뿐 손해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의 1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올 1분기 2억4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60억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인니 법인은 사업 확장을 준비⋅추진하는 단계다. 실적보다는 현지법인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인프라 구축 등 시장 진입 비용이나 운영 비용 등 판관비 발생하면서 손실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KIS인도네시아는 자산운용, 기관 주식영업, 채권 중개 및 IB 등 증권업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IB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 기회 발굴 및 IB조직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2022년 1분기 10억 1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지난해는 2억8200만원의 흑자를 봐 올 1분기 손실 폭이 컸다.

신한금융투자는 IB딜이 줄면서 손실을 봤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베니 전 회장의 대출금은 담보 매각 중이다. 이로 인한 추가 손실은 없다”면서 “인도네시아 법인이 IB딜을 주로 하므로 코로나19 영향과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채권 발행 감소 등으로 인해 IB딜의 수임이 줄면서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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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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