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공기전파?… 비풍토병 지역 감염자 속출

원숭이두창 공기전파?… 비풍토병 지역 감염자 속출

원숭이두창 확진자, 29개국서 1000명 돌파
전문가 “공기전파 가능성 낮지만 외국서 방역수칙 준수해야”

기사승인 2022-06-09 20:31:39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며 정부가 출입국 방역조치를 완화했으나 원숭이두창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선 데다가 공기 전파 가능성도 거론되며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비풍토병 지역 29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1000건 넘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8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나왔다.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40대 남성이었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최근 스페인을 다녀온 상파울루주에 거주하는 남성이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해외여행을 한 26세 여성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여행 보건경보 2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캐나다 공중보건국은 8일(현지시각) “현재 발병 상황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있다”며 “여행자가 격리 등 방역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의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이날 기준 97명이다.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기 전파 가능성도 대두됐다. 공기전염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2017년 나이지리아에서 감염자와 직접 접촉이 없었던 의료진 2명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감염된 환자나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에게서 대다수의 사례가 보고됐지만 어떤 경우에는 공기 중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주 원숭이두창에 대한 2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하면서 해외여행 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 지침을 내렸다가 삭제한 일도 있었다. 이는 원숭이두창의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마스크 착용 지침은 철회됐으나 여전히 원숭이두장 확진자의 가족과 밀접 접촉자들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WHO도 원숭이두창이 공기로 전파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긴급 대응 프로그램 천연두 사무국장은 “타인과의 밀접 접촉이 주된 전파 경로”라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형태의 미세 침방울에 의한 감염 여부는 아직 완전히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바이러스 입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공기 중 에어로졸 형태로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원숭이두창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공기 전파가 가능했다면 확진자가 수만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입자는 코로나19에 비해 6배가량 크다. 따라서 가까운 거리에서 비말감염은 가능할 수 있지만 공기감염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여행지에서 직‧간접적으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위생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3세대 백신인 ‘진네오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노르딕이 개발한 ‘진네오스’는 현재 원숭이두창에 대해 승인받은 유일한 백신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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