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유시’ 이민형과 MSI [인터뷰]

‘구마유시’ 이민형과 MSI [인터뷰]

기사승인 2022-06-18 00:26:46
T1의 '구마유시' 이민형.   사진=문대찬 기자

“갑자기 머리가 아프네요, 하하….” 지난 5월 부산에서 마무리 된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얘기를 꺼내자 ‘구마유시’ 이민형(T1)은 멋쩍게 웃었다. 

각 지역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국제대회. 당시 T1은 중국의 RNG에게 2대 3으로 패했다. 스프링을 전승으로 마쳤던 T1이 처음으로 쓰러진 순간. 쓰라린 패배였다. 

“약간 되게 마음이 공허했어요. 많은 생각을 했고요. 많이 슬펐어요.” 이민형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팀원들이 기분을 전환하고자 해운대를 찾아 밤바다에 뛰어 들 때도, 이민형은 숙소에 홀로 있었다.

“저는 혼자 멍 때리고 있었어요. 잠이요? 부산에 있을 때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약간 불편했어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스트레스 받는 부분도 많았고요.”

RNG를 향한 특혜 같은 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저희 팀이 지고 나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올 거라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안 나오게 당당하게 이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패배를) 깔끔하게 받아들이고 싶어요. RNG가 되게 교전도 잘하고 잘했어요. 우리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진 느낌도 있어요. 특히 몇몇 세트는요.”

이민형은 MSI 당시 불거진 챔피언 숙련도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지적) 몇몇은 맞다고 생각하는데 몇몇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래도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증명해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민형은 17일 농심 레드포스와 서머 시즌 2세트에서 ‘아픈 손가락’인 ‘이즈리얼’로 맹활약해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경기 초반 몇 차례 전사하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으나 끝내는 최후의 보루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일각의 우려를 날린 활약, 이민형은 이를 ‘극복’이라고 표현했다.

“이즈리얼을 할 때마다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깔끔하진 않았어요, 큰 실수도 몇 번씩 나왔고. 아직 서툴지만 점점 이겨내고 있으니, 팬 분들이 같이 봐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민형은 MSI로부터 무엇을 배웠을까. 그는 '패배의 아픔'과 '공허함'이라고 답했다. 

“그런 게 있으므로 내면적으로 더 단단해진 느낌은 들어요. 팀원들이요? 뭔가 패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유독 슬펐는데 다른 선수들은 패배를 받아들이고 괜찮은 모습이더라고요, 하하.”

실패를 겪었지만, 이민형은 여전히 견고하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아직도 본인과 케리아가 최고의 바텀 듀오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에는 이번 년도가 끝나고 누가 최고냐고 물어보면 저희 이름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머 시즌, 다시 뛰는 이민형이다. 

“단단하게 매 경기마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또 잘하고 싶어요. 팀이 전승 우승을 하긴 했지만, 이미지 자체가 압도적 강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이겨내 가는 그런 모습이 매력인 것 같아요. 결국 서머가 끝날 때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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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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