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데이비슨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이현중의 이름은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미국 대학 농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이현중은 2004년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은 하승진(은퇴)에 이어 한국인 역대 두 번째로 NBA 입성을 노렸다.
2020년 데이비슨 대학에 입학한 이현중은 올해 총 34경기에 출전해 평균 15.8득점 6리바운드 1.9어시스트 3점 슛 성공률 38.1%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A-10 컨퍼런스 퍼스트팀에 뽑히기도 했다.
이현중은 지난 4월 NBA 드래프트 진출을 선언하고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를 담당하는 현지 유력 에이전시 ‘빌 더피 어소시에이츠(BDA)’와 계약하며 NBA 입문을 준비했다.
NBA 산하리그인 G리그의 엘리트 캠프와 프로데이에 참가한 그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LA 레이커스, 브루클린 네츠 등 10개가 넘는 구단과 워크 아웃에 초청받아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이현중은 이번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했다. 큰 키와 슈팅 능력을 갖췄지지만,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력과 민첩성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현중은 드래프트를 하루 앞두고 NBA 워크아웃 도중 발등뼈와 인대를 다쳤다. 수개월의 치료와 재활이 예정돼있어, 농구팬들의 안타까움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현중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데이비슨 대학으로 돌아거가나 국내 및 해외리그 무대로 옮기기 보다는 미국에 남아 NBA 입성 도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NBA에는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은 ‘언드래프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토론토 랩터스의 프레드 밴블릿을 비롯해 마이애미 히트의 던컨 로빈슨과 맥스 스트루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게리 페이튼 2세 등이 대표적이다.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은 경우에도 NBA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대표적인 제도는 NBA 하부리그인 G리그 구단과 투-웨이 계약(15인 정규 로스터 외에 추가로 2명의 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제도)을 맺는 것이다. 투-웨이 계약은 G리그 선수가 45일간 NBA 로스터에 등록될 수 있는데, 해당 선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경우, NBA 구단의 공식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투-웨이 계약으로 성공한 선수 중 대표적인 선수는 마이애미의 던컨 로빈슨이다. 이현중과 플레이 스타일이 흡사한 로빈슨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투-웨이 계약을 통해 NBA에 입성했다. 탁월한 3점슛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해 5년 9000만달러(약 1160억원)라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내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현역 NBA리거 중 일본인 와타나베 유타(토론토 랩터스)도 투-웨이 계약을 통해 NBA에 자리를 잡았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됐지만, 일본으로 복귀하지 않고 꾸준히 서머리그 현장을 누비다가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투웨이 계약을 따냈다. 이후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투-웨이 계약을 맺은 뒤 NBA 팀 로스터에 입성했다.
NBA 전문 칼럼니스트 키스 스미스는 “이현중이 드래프트되지 않는다면 그는 최우선으로 투웨이 계약 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ESPN의 드래프트 분석가인 조너선 기버니 역시 드래프트가 마무리되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드래프트되지 못한 선수 중 최고의 유망주’ 명단에 이현중의 이름을 포함했다.
이현중은 일단 미국에서 부상 부위를 치료하는 데 힘을 쓸 예정이다. 당장 G리그 쇼케이스 등은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현중의 매니지먼트사인 A2G는 “1차 진단 결과 수개월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일 내 정밀 검사를 통해 최종 소견을 받아볼 예정”이라며 “아직 최종 진단을 받지 못한 만큼 드래프트 이후 G리그 참가 등 추후 계획은 알려온 게 없다”고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