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SNS를 통해 정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독단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27일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부터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으로 글을 적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내세웠던 당내 쇄신의 연장선으로 주장을 이어갔다. 특히 성희롱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의 윤리심판원 심의 당일 날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22일 처럼회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자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이 부끄럽다”며 “제가 반성과 쇄신을 줄기차게 외쳐서 지선에 패배했다고 저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나아가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폭력적 팬덤과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며 “지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검찰개혁 강행을 반대하는 의원이 최소 수십 명은 되었지만 의총 결과는 만장일치 당론 채택이었다. 폭력적 팬덤이 침묵을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전날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도 ‘반노동 본색’을 드러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최저임금 동결과 근로시간 총괄관리제로 기업의 자유만을 지키려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청년과 서민과 중산층의 자유를 위해 싸워 달라”고 촉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박지현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도전하기 위해 페이스북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전대를 앞두고 SNS상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것은 전대를 준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위원장 본인의 공식적인 입장 없이 ‘출마설’만 제기 되고 있는 것이 오히려 본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박 전 위원장이 당내 인사들과 언론 등의 접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지난주 월요일부터 줄기차게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냈지만, 그와 관련해 언론과의 접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복수의 관계자들은 당내 인사들과도 소통을 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오히려 박지현 위원장과 연락이 되느냐고 물어본다”며 “당내 인사들과도 소통이 되지 않는 것 같고 박 전 위원장의 출마와 관련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박 전 위원장과 소통을 했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출마 관련해)본인과 직접 얘기한 적은 없다”며 “당 안에서도 직접 소통을 한다는 등과 관련해서는 얘기가 잘 안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또다른 의원도 본지와 통화에서 “의원들 만나보면 박지현과 소통한다는 이야기는 없는것 같다”며 “전대 나온다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고 박 전 위원장의 의지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소통은 부재한 채로 페이스북으로만 메시지를 내는 것이 정치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봤다. 나아가 당 외부 인사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며 명확하게 본인이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페이스북으로만 정치하는 것은 정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자기 생각을 공론화시키고 싶어서 한 것이지만, 만일 전대까지 생각한다면 친이재명, 반이재명계 모두 비판할 것이 아니라 한쪽을 비판해서 지지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통이 부재한 것은 미숙해서 그런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의 대항마로서 젊은 정치를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출마는 자유다. 그러나 그럴 마음이 있다면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당내 다른 인사들과 언론 접촉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마치 당 외부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페이스북으로만 정치를 하는건 정치라고 할 수 없다”며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정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내 기반이 없으니 한계에 그친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 박 전 위원장의 행보는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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