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두덩을 검게 칠한 사내가 봉인돼 있던 장난감 상자에서 튀어나온다. 딱딱한 사무실을 휘젓고 다니며 종이를 날리는 모습이 영화 속 악당을 떠올리게 한다. 피에로 같은 모습으로 “난 물 만난 물고기”라고 랩하는 이는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그는 1일 오후 1시 공개한 솔로곡 ‘모어’(MORE)에서 보이그룹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모어’는 제이홉이 오는 15일 발매하는 솔로 음반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에 담길 곡이다. 앞서 방탄소년단 노래 ‘병’을 만들었던 미국 출신 음악 프로듀서 이반 잭슨 로젠버그와 제이홉이 함께 만들었다. 올드스쿨 힙합을 기초로 강렬한 전자 기타 연주를 더해 거친 느낌을 냈다. 제이홉은 이 곡에서 샤우팅 랩도 선보인다.
제이홉은 ‘모어’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며 나오는 작품”이 “나의 삶의 반, 삶의 이유, 삶의 낙”이라고 외친다. “쓸어 담아 모든 트로피 그래미까지도”라는 야망과 “명예 부 다가 아니야”라는 열정이 교차한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여러 개의 방들은 제이홉의 복잡한 자아를 나타낸다. 제이홉은 이 방들을 오가면서 방탄소년단 활동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모어’는 상자 안에서 제이홉이 느끼는 솔직한 이야기를 다루는 곡이다. 상자 안에서 피어오르는 열정과 야망 욕심의 불꽃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면서 세상을 향해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다는 포부를 노래했다”며 “상자는 제이홉의 내면을 표현한다. 상자를 열면 제이홉의 열정과 다채로운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어’가 실릴 제이홉의 솔로 음반 ‘잭 인 더 박스’는 오는 15일 베일을 벗는다. 제이홉은 지금까지의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과 열정을 이 음반에 담았다. ‘모어’는 이 음반 핵심 메시지를 표현한 곡 중 하나라고 소속사는 밝혔다. 음반 제목 ‘잭 인 더 박스’는 뚜껑을 열면 용수철 인형이 튀어나오는 장난감 상자를 뜻하는 단어다. 제이홉은 동안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로 음반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솔로 활동을 시작한 제이홉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드 파크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에 간판 출연자로 나선다. 한국인 가수가 미국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제이홉은 미국 주요 음악 페스티벌에서 메인 스테이지를 장식하는 최초의 한국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공연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