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쾌감’. 넥슨 최고의 히트작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캐치프레이즈다.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대표 주자인 던파는 화려한 스킬 이펙트와 묵직한 손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던파의 PvP(이용자 간 전투) 콘텐츠 ‘결투장’은 격투게임 못지 않은 짜릿함을 전했다.
넥슨은 지난 28일 던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격투 게임 ‘DNF DEUL(이하 던파 듀얼)’을 출시했다. 던파 듀얼에선 던파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장소 9곳을 대전 스테이지로 구현했고, ‘버서커’와 ‘스트라이커’, ‘트러블 슈터’ 등 익숙한 16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바비큐’와 같은 캐릭터 고유의 스킬도 만나볼 수 있다. 스토리모드도 제공해 몰입감을 더했다.
신작 ‘갓겜’에 목말라 있던 게임스포츠팀은 던파 듀얼을 보고 동시에 “이거다!”라고 외쳤다. “간단히 2~3판만 해보자”고 게임을 켠 쿡기자는 무려 26판을 내리 플레이하며 ‘과몰입’했다. 던파 듀얼 플레이 후기를 전한다.
격겜 ‘청정수’도 만족했다…이건 꼭 해야 해!
강한결 : 우선 게임에 대한 첫인상부터 얘기해보자. 대찬 기자도 알다시피 나는 그래도 던파를 제법 좋아하는 사람이다. 지난번 ‘던파 모바일’이 나왔을 때도 굉장히 재밌게 게임을 했고, 이후에는 잠시나마 PC 던파로 회귀하기도 했다. 내게 있어 던파는 못 해도 최소한 ‘찍먹’은 해봐야 하는 IP다. 그런데 던파 듀얼은 찍먹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우선 그래픽이 너무 훌륭했다. 던파 듀얼이 네오플과 아크 시스템 웍스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크의 대표작 ‘길티기어’의 화려한 그래픽이 연상됐다. 타격감 역시 굉장히 뛰어났다. ‘크루세이더’의 망치질은 정말 묵직한 느낌이 끝내준다. 여기에 던파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더욱 친숙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런처’의 ‘익스트루더’, ‘스위프트 마스터’의 ‘스톰 엘리미네이트’ 등 익숙할 스킬을 사용할 때 짜릿함이 있었다. 스킬도 쉽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문대찬 : 앞서 해본 ‘베일드 엑스퍼트’부터, 올해는 트레일러만 봐도 가슴을 뛰게 만드는 넥슨 게임들이 많은 것 같다. 던파 듀얼도 그중 하나다. 사실 나는 격투 게임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격투 게임을 해 본 게 20여 년도 더 됐다. 마징가Z가 나오는 ‘테크로맨서’라고 아는가? 에뮬레이터를 설치해서 동생이랑 밤늦도록 재밌게 즐긴 기억이 난다.
던파 듀얼은 익숙한 던파 IP라 내적 친밀감이 생긴 것도 있지만,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타격 효과와 연출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결 기자도 알다시피 나는 카툰 렌더링 그래픽 게임을 매우 선호한다. 직접 즐겨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캐릭터마다 매력도 살아 있고, 격겜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스킬감각도 매우 좋아 오랜만에 잔뜩 흥분하면서 게임했다. 스토리모드도 캐릭터마다 성우들의 풀더빙이 들어가 있는 등 만듦새가 좋으니, 혼자서 플레이하기도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런처’-‘레인저’, 거너가 미래다…‘그붕이’-‘크붕이’의 눈물
강한결 : 격투게임의 숙명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캐릭터별 티어가 나눠진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워낙 격투게임 ‘청정수’이기에 캐릭터 이해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게임을 하다 보니 원거리 기반 캐릭터가 그나마 다루기 편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난 ‘레인저’가 제일 다루기가 쉬웠다. 레인저는 전형적으로 ‘네가 들어와라’ 식으로 싸우기 좋은 캐릭터다. 원거리 평타로 상대방을 열받게 해서 접근을 유도한 뒤 ‘난사’를 사용하면 카운터를 먹이기 너무 좋다. 거기에 각성기 ‘세븐스 플로우’도 정말 성능이 좋다. 다른 각성기에 비해 적중시킬 확률이 너무나도 좋다.
문대찬 : 격투게임 초보이고 콤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태로 플레이 한 거니, 이는 실제 캐릭터 성능과는 무관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웃음). 한결 기자도 느꼈겠지만 근접 캐릭터는 난이도가 대체로 상당했다. 런처나 레인저처럼 팔이 긴 캐릭터를 상대로 상당히 무력해지더라.
개인적으론 런처가 제일 손에 익었다. 나는 여타 게임에서도 근접 캐릭터는 잘 안 하는 편이다. 그래서 거리두기에 자신이 있는데, 런처의 경우 원거리 공격기가 기본이라 사용하기 편했다. ‘스프리건’, ‘바비큐’ 같이 근접용 스킬도 있어 상대가 붙으면 떨쳐내기에도 용이했고, ‘슈타이어’-‘익스트루더’로 이어지는 간결한 콤보는 화려한데 실속도 있어서 좋더라. 참, 한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있는 런처의 외형도 마음에 쏙 들었다.
꿀챔도 얘기를 해봤으니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캐릭터도 소개해보자. 나는 크루세이더가 너무 답답했다. 몸은 크고 느리고, 공격‧스킬 모션이 지나치게 커서 상대한테 타이밍을 뺏기기 일쑤였다. 한결 기자가 구석에 박혀서 레인저로 기본 공격만 하고 있는데 뚜렷한 저항도 못 하고 반피가 나갔다. ‘뭐 이런 똥캐가’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대전이 끝나고 나서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는데, 내가 알던 캐릭터가 아니더라. 벽을 세워 튕겨 나온 적을 떡처럼 만들어 버리는데, ‘이게 진짜 크루세이더구나’ 싶었다(웃음).
강한결 : 대찬 기자에게 크루세이더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그래플러’가 있었다. 말 그대로 그래플링을 하는 친구라 그런지 사거리가 정말 처참한 수준이다. 아니, 캐릭터 설정 자체가 불합리한 수준이다. 런처를 상대하면서 정말 회의감이 든다. 일단 잡으려면 붙어야하는데, 런처가 ‘바베큐’를 때린다. 멀찍이 떨어져서 각을 보고 있으면, ‘슈타이저 대전차포’, ‘충전 레이저 라이플’을 맞는다. 원작의 설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슬픈 캐릭터다.
계급장 떼고 ‘던파 듀얼’에서 팀장님과 ‘맞장’ 떠봤습니다
문대찬 : 사실 이번 기사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처음 기사를 기획하면서 우리가 직접 서로 듀얼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지 않았나. 어제 보니까 우리가 총 26판을 붙었더라.
강한결 :진짜 오래간만에 격투게임을 재밌게 했던 것 같다. 캐릭터도 다양해서 한 번씩 해보고. 나중에는 랜덤전을 하면서 여러 가지 캐릭터를 체험하는 것이 정말로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잘 맞는 캐릭터를 찾는 것도 재밌었다.
문대찬 : 처음엔 키 적응에 어려움이 있어서 철저히 준비한 한결 기자에게 당했다. 시행착오 끝에 내게 최적화된 키 설정을 맞추고서야 게임이 손에 조금씩 익기 시작하더라. 그 때부터 한결 기자를 어떻게 요리할지 고민했다(웃음). 확실히 한결 기자가 던파 결투장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콤보에 대한 개념이 있더라. 캐릭터 적응력도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런데 콤보에만 너무 집착해서 빈틈이 큰 걸 아나? 너무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각성기를 거푸 맞아주더라. 몇 번을 역전했는지 모르겠다.
강한결 :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추해지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초반에는 그래도 나름 콤보대로 하면서 연습으로 실력을 키운다는 마인드로 게임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한 서너번 정도 각성기를 맞고 역전을 당하니 뭔가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라. 아니 무슨 럭키 펀치를 서너 번 연달아 맞다 보니, 나도 모르게 더 무리한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
문대찬 : 그나저나 한결 기자는 낭만이 있더라. 나는 근접 캐릭터를 몇 번 해보고 바로 런처로 돌아섰는데, 끝까지 날 매쳐 보겠다고 그래플러로 도전하더라. 맞기만 하는 그래플러를 보면서 내가 괜히 미안해졌다. 아, 미안하긴 했지만 팰 때 재미는 있었다. 서너 판 정도만 붙어보려 했는데 26판을 붙었다. 막판이라 해놓고 왜 계속 재도전했나(웃음)?. 어쨌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게임했다. 어렸을 적에 동생과 자존심을 걸고 격겜 하던 때가 떠올라서 좋았다.
강한결 : 진짜 그래플러로 계속 맞다보니 현기증이 나더라. 진짜 격투게임은 멘탈 게임이라고 느낀 게 평정심이 깨지니까 다른 캐릭터를 해도 무리를 하게 됐다. 나도 모르게 우리가 붙을 때는 대찬 기자를 ‘선배’나 ‘팀장’이 아닌, 오락실에서 만난 도전자라고 생각하고 맞장을 뜬 거 같다. 물론 나도 패긴 했는데 나중에 보니 더 많이 맞아서 울컥하더라(웃음).
장점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단점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문대찬 : 던파 듀얼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게임인 것 같다. 대전을 해 보니 확실히 스킬 구사가 매우 편했다. 여러 방향의 방향키를 조합해서 스킬을 구사하는 여타 격투 게임과 달리 방향키 하나와 스킬, MP 스킬 버튼만 조합하면 어렵지 않게 스킬 사용이 가능하다. 좀처럼 스킬이 나가지 않아서 답답함이 생길 일은 없는 게임이다.
콤보를 연마하고 실전 경험이 쌓이면 쉽게 숙련자가 될 수 있는 구조 같다. 또 앞서 언급했듯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모델링이라던지, 스킬 연출 등도 빼놓을 수 없이 훌륭했다. 스테이지에도 만만찮게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여러모로 만듦새가 좋은 게임이다.
강한결 : 동감한다. 이전에 ‘무릎’ 배재민의 플레이를 보고 ‘뽕’이 차서 스팀으로 ‘철권7’을 구매했다. 그런데 플레이 20분만에 환불을 한 기억이 있다. 솔직히 기술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거기 계신 ‘고인물’들께서 신선한 ‘뉴비’에게 거한 환영인사를 해주시더라. 그때 느꼈다. ‘아 격투게임은 평생 못하겠구나’라고 말이다. 그런데 던파 듀얼은 굉장히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킬 입력도 쉽고, 히트 판정도 직관적이어서 초보도 실력을 키우기 쉽겠더라. 이외의 장점으로는 던파 IP를 활용해서 세계관을 잘 구현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스토리 모드를 하는데 시나리오를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문대찬 : 단점을 굳이 언급하자면 난이도라고 하겠다. 대전 액션 게임은 고인물 중의 고인물만 모이는 장르 아닌가. 콤보뿐만 아니라 심리전도 매우 중요한데, 격투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청정수’라면 낮은 랭크에서도 맞고 울면서 집에 돌아가는 일이 허다할 것 같다. 베타 테스트 당시 영상을 몇 개 찾아보니까, 벌써 고이다 못해 화석이 된 분들도 벌써 보이더라. 결국 초심자 등을 포함한 꾸준한 유저 유입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강한결 : 초보들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고인물들에게도 쉬울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다른 것 없이 콤보에만 신경쓴 고수들의 ‘무수한 환영인사’를 받게 된다면, 플레이 의욕이 확 꺾일 수도 있겠다. 대찬 기자 말대로 꾸준한 유입을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추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정 파괴각’ 서는 던파 듀얼, 여러분께도 추천합니다
문대찬 : 단점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오랜만에 나도 정말로 재밌게 게임을 했다. 만약 던파 듀얼 추천 여부를 묻는다면, 나는 과감히 추천을 하겠다. DNF 듀얼엔 초심자를 위한 콤보 튜토리얼도 있다. 어젠 밤늦게까지 런처 콤보 4단계를 연습하다가 잤다. 고수들 영상도 찾아보면서 DNF 듀얼에 빠져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동생을 비롯해 몇몇 친구들에게 추천했다. 오랜만에 ‘의(誼)’가 상할 것 같다.강한결 : 나도 마찬가지다. 격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여기에 이전에 던파를 해봤다면? 이건 무조건 해봐야한다. 그리고 대찬 기자에게 선전포고한다. 다음번에는 그래플러로 참교육 한 번 해드리겠다!
강한결, 문대찬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