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인상發 실적 '적신호'..라면업계, ESG경영 해법 될까

원자재값 인상發 실적 '적신호'..라면업계, ESG경영 해법 될까

기사승인 2022-07-05 06:30:05
연합뉴스

라면의 양대산맥 농심과 오뚜기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세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ESG 경영을 통해 새로운 활로 모색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농심은 4일 ESG 경영 활동의 주요 성과, 향후 계획 등을 담은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각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구축하는 등 내부적인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ESG 경영 활동에 나선 농심의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다.

농심은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지난해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농심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사회공헌 항목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환경과 지배구조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 농심은 친환경을 위해 묶음판매 포장을 밴드 형태로 교체했고 연말까지 백산수 전체 판매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했다. 농심은 추후에도 라면과 스낵의 포장 재질을 종이나 재생 페트(PET) 원료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지만 환경(E) 등급이 떨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단기적 성과보다 중장기적 가치 창출에 힘쓰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나가겠다는 농심의 다짐”이라며 “매해 보고서를 발행해 경영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경쟁사인 오뚜기는 보다 먼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ESG 경영에 집중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B+등급보다 한 단계 상승한 A등급을 획득했다. 세부적으로 환경(E)은 지난해와 동일한 B+ 등급을 받았으며, 사회(S)는 전년 A등급보다 한 단계 상승한 A+등급, 지배구조(G)도 지난해 A등급보다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획득했다.

오뚜기는 지난 2015년 지속가능경영 조직인 동반성장팀을 신설했다. 하도급 거래 협력사를 대상의 공정거래관리 업무, 지속가능경영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오뚜기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회공헌과 환경경영 윤리경영 등 CSR 정보를 공개하고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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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면업계의 이같은 ESG 경영 행보가 향후 실적 개선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해선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데 하반기에는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업계는 식품업계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식품업계 및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농심, 오뚜기는 모두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됐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며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심은 올 2분기 영업익이 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가 기록한 343억원보다 42%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7130억원으로 1분기가 기록한 7363억원보다 3% 가량 소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오뚜기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162억원, 390억원으로 예측됐다. 전분기 영업이익은 590억원에서 33% 감소한 수치다. 앞서 오뚜기는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라면 가격 등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 계속해서 원자재, 팜유, 포장재 등 가격이 오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ESG 경영이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쇄신 또한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라면업계를 비롯해 식품업계 대부분이  사업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지배구조 항목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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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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