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줄고 수입품 들어오고…우유업계 시름 깊어져

출산율 줄고 수입품 들어오고…우유업계 시름 깊어져

수입 우유 관세 철폐...우유시장 경쟁 심화
국내 업계, 시장 개척 나섰지만 성공은 미지수

기사승인 2022-07-09 06:30:02
안세진 기자

우유업계의 보릿고개가 시작됐다. 출산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우유 매출이 매년 줄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6년 우유 관세가 철폐되면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제품군이 대거 유입될 수 있어서다. 업계는 건강기능식품, 요거트, 단백질 음료 등의 제품군으로 시장 활로 개척에 나섰지만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우유업계의 실적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유 제조사 점유율 1위는 서울우유(43.16%)다. 이어 남양유업(13.16%), 빙그레(13.02%), 매일유업(10.99%) 순이다..

서울우유의 영업이익은 2020년 594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581억8800만원으로, 2.13% 줄었다. 남양유업은 2년 연속 700억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20년 영업 손실 767억343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45% 늘어난 778억5369만원을 기록했다. 

빙그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2억4400만원으로, 2020년 398억4700만원에 비해 34% 감소했다. 그나마 매일유업이 선방을 했다. 매일유업의 영업이익은 864억8719만원에서 877억9740만원으로 1.51% 느는데 그쳤다.

우유업계의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출산율 감소가 꼽힌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성장을 위해 우유를 마시고 그 아이가 청소년, 청년을 거치면서 계속적으로 소비를 하게 되는데, 만약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연쇄적으로 우유 소비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우유업계는 유제품 라인 다양화로 우유 시장 축소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5월 프리미엄 유당 분해 우유 ‘내 속이 편안한 우유’를 선보였고 락토프리 우유 시장, 단백질 강화 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클릭유'를 제품 확대도 나선다. 토핑 요거트 ‘비요뜨’의 제품 라인업도 계속 늘린다.

매일유업은 실버푸드 시장 성장성에 주목해 2018년에 성인영양식 ‘셀렉스’를 출시한 후 성인영양식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 하반기에 매일유업은 헬스앤뉴트리션, 식물성음료 등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대표 브랜드 '맛있는우유GT'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불가리스, 위쎈 천억프로 등 액상발효유를 강화한다. 또 아이엠마더 및 임페리얼XO 등 분유 상품 판촉도 진행한다.

안세진 기자

다만 소비자 입맛에 맞을지는 미지수다. 건기식이나 요거트의 경우 기존에도 존재하고 있던 상품군으로, 아직까지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는 2026년이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유럽연합(EU)·미국 등에서 들어오는 치즈와 우유에 적용되는 관세도 사라진다. 국내산 우유 가격에 비해 값이 저렴한 수입우유가 들어오게 되면 우유 경쟁력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이나 단백질 음료 등 유업계가 여러 방면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안타깝게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확신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업계 화두는 2026년 우유 관세가 철폐된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내 우유가격보다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제품이 대거 들어올 수 있고, 코로나 2년을 겪으면서 멸균우유에 대한 수요도가 높아진 만큼 우유업계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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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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