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중 노래 띄운 이준석, ‘윤핵관’ 겨냥?

침묵 중 노래 띄운 이준석, ‘윤핵관’ 겨냥?

기사승인 2022-07-09 21:50:0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안소현 기자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의미심장한 노래를 SNS에 공유했다.

그가 이날 공유한 노래는 디즈니 만화영화 ‘포카혼타스’(감독 마이크 가브리엘·에릭 골드버그)에 삽입된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이다. 이 대표는 Mnet ‘위키드’에 출연했던 오연준 군이 부른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바람의 빛깔’은 주인공 포카혼타스가 존 스미스에게 아메리카 원주민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노래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예찬하고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같은 가사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자신의 심정을 이 대표가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가 이 곡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을 공개 비판하면서 ‘바람의 빛깔’을 거론했다. 이 대표가 이번 징계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웠던 안 의원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친윤석열계를 겨냥해 이 곡을 재소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이 결정된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다. 가처분이나 재심 등을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TV조선 9시뉴스에서 이 대표를 향해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며 “당을 위한 길을 심사숙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당 안팎에서도 격론은 계속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구 매호동 아트센터달에서 열린 저서 북콘서트에서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면서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을 보면 조폭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역시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의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면서도 이 대표를 향해 “휴식기간으로 삼고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말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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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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