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내리는데 금리는 상승… 갭투자족 ‘비명’

주택 가격 내리는데 금리는 상승… 갭투자족 ‘비명’

기사승인 2022-07-14 06:00:19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 단행에 나서자 무리한 갭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연 최고 6%대로 하락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조만간 7%대로 재진입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빅스텝(0.5%p)’을 밟은 여파다.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만큼 연말 주담대 최고금리가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은은 전날(13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1.75%에서 2.25%로 0.50%p 인상했다. 최근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률에 올해만 3회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번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갭투자족들의 충격도 커질 전망이다.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방식이다. 2년 전 부동산 열풍이 불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크게 늘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 지역 부동산 매매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39세 이하 매수자(6만4185건) 중 52%(3만3571건)가 갭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관련 가계대출자들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이 다른 차주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 관련 대출 보유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정도를 보면 LTI(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가 20201년말 기준 346.4%로 해당 대출이 없는 차주(152.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DSR(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도 주택관련 대출 보유 차주(47.6%)가 미보유 차주(25.9%)보다 1.8배 정도 높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모두 보유한 차주의 DSR은 80% 수준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가격하락 등 침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전국 총 주택 거래량은 46만48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만7468건)의 62% 수준이다. 올해 6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5%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부채상환부담이 늘면 소비성향이 하락하고, 더군다나 주택보유 차주는 소득감소나 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충격시 더 취약하다”며 “특히 DSR이 높은 상황에서 소비를 줄이거나 자산 매도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출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업계에선 대출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단기간 대출이자 부담 급증에 따른 일시적 채무불이행자에 대한 지원 필요하다”며 “주택담보대출자의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도입하고 대상 확대 통해 수혜폭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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