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병상 4만개 빈다...“과잉진료 우려”

4년 뒤 병상 4만개 빈다...“과잉진료 우려”

복지부, 16~20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요양병상 OECD 중 가장 많아
“병상 과잉 공급, 과잉 진료로 이어져…병상 수급 조절해야”

기사승인 2022-07-15 02:01:06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료기관 전체 병상 수가 연평균 0.5%씩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13.2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3배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오는 2026년에는 4만여 병상이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보건복지부의 5차(2016~2020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료기관 전체 병상 수는 68만5636개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13.2개)는 OECD 국가 평균(4.4개) 대비 3배 수준이다. 유형 별로는 일반 병상이 30만3066개, 요양병상 27만1999개, 정신병상 82만595개, 재활병상 1만4316개, 기타병상 1만3660개 순이었다.

특히 요양병상은 한국이 인구 1000명당 5.3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 (1000명당 0.6개)의 8.7배였다. 고령화는 전세계적 추세인데 한국이 유독 요양병상이 많은 이유에 대해 박수경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자원연구센터장은 “의료 정책 특성이 많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환자들이 주로 커뮤니티케어(통합돌봄사업), 요양시설에 많이 가는 형태다. 의료체계의 국가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OECD 회원국 인구 1000명 당 일반 병상 수. 보건복지부

입원환자 수 코로나19로 감소했지만…재원일수는 증가

보건의료기관 별로는 2020년 기준 총 보건의료기관 수는 9만6742개소로 나타났다. 연평균 1.8%씩 지속 증가했다. 이 중 한방병원은 9.8%, 요양병원은 2.6% 증가했으며 의료기관 병상규모별 의료기관 수를 살펴보면 100~299병상 이상 요양병원 연평균증가율이 3.9%로 가장 큰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입원환자 수는 2016~2019년 1280만명에서 1300만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130만명으로 감소했다. 평균재원일수는 2016년 14.9일에서 2020년 16년 1일로 지속 증가했다. 이는 OECD 국가(2019년) 평균 재원일수(8.0일)보다 2배 높다. 재원기간이 늘다보니 평균 진료비도 2016년 226만원에서 2020년 343만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입원진료를 받은 비율을 나타내는 ‘자체 충족률’. 복지부

산재보험 급여 환자 늘었다…연평균 2.3%

입원환자를 급여유형별로 분류해보면 건강보험 1000만명, 의료급여 79만명, 자동차보험 42만명, 보훈급여 2만명, 산재보험 8.4만명, 외국인 환자 1만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입원환자 수 전반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으로 급여를 받은 입원환자 수는 연평균 2.3%로 지속 증가했다. 입원환자가 진료받은 기관은 △상급병원 21.3% △의원 14.3%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14.2% △100병상 미만 병원 14.1% 순이었다.

질병군 별로는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 및 장애가 21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소화기계의 질환 및 장애 140만명, 눈의 질환 및 장애 60만명 순이었다. 2016년과 비교해 호흡기계 질환 및 장애(연평균 -11.9%)와 귀, 코, 입, 인후의 질환 및 장애(연평균 -10.2%), 임신, 출산, 산욕(연평균 –9.0%) 환자 수가 감소했다.

시도별 인구 십만명당 일차의료중심 의원 수. 복지부

일차의료중심 의원 수, 대전이 울산 1.5배

지역별 격차도 나타났다.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입원진료를 받은 비율을 나타내는 ‘자체 충족률’은 대구가 88.7%로 가장 높았다. 그 외 자체 충족률이 80% 이상인 지역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전북, 제주였고 세종은 29.7%로 가장 낮았다.

시도별 인구 십만명당 일차의료중심 의원 수는 대전이 23.2개소로 가장 많았다. 서울 22.2개소 대구 22.0개소 전북 21.1개소 충북 20.8개소가 그 뒤를 이었다. 일차의료중심 의원 수가 가장 적은 곳을 울산으로 16개소였다. 대전과 1.5배 차이가 났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진료권은 시흥, 이천(여주), 속초(고성, 양양), 제천(단양), 서산(태안), 당진, 여수, 김천, 사천(남해), 거제, 통영(고성)으로 총 11개였다.
2026년 병상수급 전망. 복지부

복지부 “4년 뒤 일반병상 4만여개 과잉 공급” 전망

복지부는 오는 2026년에는 병상 8만2000개(일반병상 약 4만4000~4만7000개, 요양병상 약 3만5000개)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병상 과잉 공급은 필연적으로 과잉 진료와 이어진다.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료권 간 병상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입원이용률이 30% 이상 높고 병원 내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시도별, 병상유형별 병상자원 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급 분석 결과 등을 기반으로 시도별 병상수급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를 근거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과 시도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2017년 수행된 4차 보건의료 실태조사 지표 산출 틀을 기반으로 건강보험․의료급여 자료 외에 보훈급여·자동차보험·산재보험·외국인환자 등의 자료를 이용하여 보건의료 자원공급현황 및 이용행태에 관한 내용을 조사해 이뤄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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